올해 3분기 우리나라 기업과 소상공인이 받은 대출이 3개월 만에 52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발생한 영향도 있지만 주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도 크게 늘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전체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530조 7,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52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지난 2분기(42조 7,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부동산업이 전체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부동산업 대출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 확대로 전 분기 대비 13조 8,000억 원 증가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을 받는 도·소매업(10조 6,000억 원)과 숙박·음식점업(2조 2,000억 원)도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제조업은 설비투자 확대 전망과 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 등으로 7조 7,000억 원 증가했다. 부동산 매입자금이 늘어나면서 시설자금은 3분기 23조 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로 늘었다. 운전자금도 28조 7,000억 원 증가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전 분기에 이어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데 정부 대출 규제 등으로 아파트보다는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에 투자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제조업은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움직임과 함께 2분기 반기 결산으로 일시 상환한 자금을 3분기에 다시 대출받았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로 볼 수 있는 비법인기업의 예금은행 대출금은 429조 6,000억 원으로 11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 2분기(9조 4,000억 원)보다 대출 증가세가 늘었다. 자영업자들이 은행이 아닌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서 빌린 돈까지 감안하면 대출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 잔액은 411조 8,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조 9,000억 원 늘어나면서 증가 폭이 확대됐다. 2020년 2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송 팀장은 “서비스업 중에서도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 소형 소매점을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