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만에 양도소득세가 28조5,000억원 걷히면서 연간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집값 급등에 따른 거래 활성화와 세율 인상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이래서 국회가 앞다퉈 양도세 완화에 나서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누적으로 양도세는 2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17조5,000억원) 보다 62.9%(11조원)나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당초 16조9,000억원에서 지난 9월 내년 본예산을 편성하며 25조5,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는데 아직 세 달이 남은 시점에서 3조원이 더 많았다. 지난 9월 부동산가격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9.9%로 기록됐다. 정부는 지난 6월 1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을 20%에서 30%로 10%포인트 인상했고, 2년 이내 단기양도시 양도세율로 1년 미만은 40%에서 70%로, 2년 미만은 기본세율에서 60%로 높였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양도세만 30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예정처는 내년의 경우 금리 인상과 양도세 중과로 인한 부동산 거래량 감소로 양도세가 올해 대비 24.1%(6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 전망치는 22조4,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 이전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봤다.
특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지난달 30일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되는 고가주택 기준금액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함에 따라 세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국회는 물가 수준 및 주택가격 상승 등을 감안해 지난 2008년 이후 유지됐던 9억원 기준을 13년 만에 높였다. KB국민은행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월에 12억3,729만원에 달한다. 시행 시점은 이달 하순 공포일 이후다. 1주택자의 경우 12억원을 초과해 매도해도 양도세 부담이 절반 가량 줄어들 수 있어 잔금 지급일을 뒤로 미루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번 조치가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을 덜어주긴 하더라도 당장 매물 증가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주기 위해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점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