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주말드라마 '지리산'(극본 김은희/연출 이응복)이 매회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엔딩맛집’으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본방사수를 부르게 만든 베스트 엔딩을 짚어봤다.
'지리산' 1회는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레인저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포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제 한 몸을 다 바쳐 구조 활동을 펼치는 서이강(전지현), 강현조(주지훈)를 비롯한 레인저들의 사투가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극 말미 지리산을 제 집처럼 누비던 서이강이 다친 다리로 휠체어를 타고 해동분소에 돌아와 보는 이들의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강현조 또한 병원에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모습까지 이어져 충격을 더했다. 사명감 넘쳤던 두 레인저의 과거와 현재가 대조를 이룬 가운데 '지리산'에 범상치 않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음을 암시, 강렬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4회, 고요하고 평화롭던 지리산에 사고로 넘기기엔 미심쩍은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강현조의 환영도 한층 더 빈번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환각을 보게 만드는 독버섯 음료, 감자 폭탄으로 주민들이 사망, 부주의에 의한 재난이라고 보기엔 강현조의 환영이 너무나도 범인의 정체를 보여주고 있었기에 서이강 역시 이 사태에 예의주시했다.
그 때 강현조가 본 환영 속 범인의 손등에 있는 흉터가 해동분소 직원 이양선(주민경)의 사촌이자 마을 주민인 이세욱(윤지온)에게 발견돼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를 알고 있던 서이강과 묘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세욱의 대치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유발, 다음 회를 기다려지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8회에서 산으로 돌아온 서이강은 운신이 자유롭지 못한 자신 대신 후배 레인저 이다원의 도움을 받아 범인 추적을 계속해나갔다. 이다원은 서이강의 말을 따라 '생령'으로 지리산을 떠돌며 살인범에 대한 단서를 알려주는 강현조가 남긴 표식을 찾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이다원은 '생령' 강현조의 존재를 믿을 수밖에 없는 현상들을 여러 차례 목격하며 어느덧 범인을 잡고자 하는 서이강, 강현조의 간절한 염원에 함께 스며들었다. 하지만 이다원 앞에 범인의 또 다른 증거였던 검은 장갑이 등장, 위기감을 높였다. 게다가 이다원이 마주친 사람은 떨리는 기색을 숨기며 애써 반가운 척 인사를 건넬 정도로 안면이 있던 동료였던 바, 그의 정체가 드러나기 일보직전 엔딩을 맞이해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지난 주 방영된 12회에서는 여름철 대표 재해인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지리산을 덮치면서 사활을 내건 레인저들의 고군분투가 펼쳐졌다. 이 재난은 지난 95년 많은 인명피해를 냈던 수해 사고와 많은 면이 닮아있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레인저들이 총출동했고, 서이강은 그간 유서도 남기지 않아 자신을 괴롭게 했던 부모님의 진실을 새로이 알게 됐다. 강현조는 자신에게 보이는 환영이 95년 수해사고와 접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새로운 국면을 암시했다.
여기에 모자란 일손을 도우려 직접 구조에 출동한 이양선까지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한 레인저들의 뜨거운 열정이 그려졌다. 빗물이 그치고 재난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안심했던 것도 잠시, 무전기를 통해 울려 퍼진 이양선의 비명은 모두를 경직시켰다. 특히 이양선의 등 뒤로 우비를 입고 검은 장갑을 낀 이의 모습이 비춰지며 또 다시 공포감을 조성했다. 이에 이양선의 안위를 걱정하는 이들의 시선이 다음 회에 쏠리고 있다.
'지리산' 13회는 오는 4일 오후 9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