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밥상물가(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가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5.0% 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상승률은 지난 10월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되면서 1.6%로 둔화했지만, 11월에는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이며 다시 6.1%로 뛰었다.
5일 통계청과 OECD에 따르면 3분기 한국보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이 높은 나라는 34개국 중 콜롬비아(11.2%), 호주(10.6%), 멕시코(8.0%)밖에 없었다. 칠레(5.0%)는 우리나라와 같았다.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세와 국내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6%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2012년 1분기(3.0%) 이후 9년여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OECD가 연간 물가 상승률을 공표하는 34개국 가운데 벨기에와 같은 공동 20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최근 유가 상승, 공급망 차질, 경제활동 재개 등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는 7개 분기 연속 오름세다. 올해 3분기 가격이 특히 많이 오른 식료품·비주류 음료 품목은 달걀(51.6%), 배(45.2%), 사과(34.6%), 마늘(28.1%), 돼지고기(12.4%), 시금치(10.6%), 버섯(9.2%), 닭고기(7.9%), 국산 쇠고기(7.7%), 수입 쇠고기(7.3%), 햄·베이컨(7.0%), 빵(5.9%) 등이었다. 11월 가공식품 물가는 3.5% 상승했고, 농축수산물은 7.6% 뛰었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의 기여도가 0.89%포인트에 달하면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년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3.7%였다.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른 추위로 농산물 작황이 부진하고 예년보다 김장이 빨리 이뤄졌던 것이 채소값 급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밥상에 오르는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는 물가가 올라도 절약하는 데 한계가 있고, 자주 구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을 더 민감하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