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尹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 중도로 확장…'용광로' 선대위 예고

尹 "9개 달라도 1개 같으면 함께"

'김종인계' 중도 인사 합류 전망

금태섭 합류, 윤희숙도 영입 예상

청년 '비니좌'도 선대위 하마평에

용광로 선대위, 권한 싸움 우려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커플 후드티를 입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커플 후드티를 입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달라도 함께 가겠다”고 공개적으로 외연 확장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체제가 예고된 국민의힘 선대위에는 중도 인사들이 대거 합류할 예정이다. ‘조국 사태’ 당시 더불어민주당에 쓴소리를 했던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의 합류가 확정됐고, ‘이재명 저격수’이자 경제통인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선대위에 영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저는 첫 출마선언에서도 밝혔듯이 아홉 가지가 다르더라도 나머지 한 개, 즉 정권교체에 대한 뜻만 같다면 함께 간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말한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말을 믿는다”며 “사람들이 모두 안 될 것 같다고 하는 일을 대화를 통해 해내는 것이 정치고, 그것이 정치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발언은 정치적 가치와 진영이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을 함께하는 인사들을 품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가능성의 예술’ 발언도 보수진영 밖의 인사들을 열어 보수, 중도, 진보가 함께하는 ‘용광로 선대위’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중도지향’ 김종인계 인사 영입 전망
‘조국 쓴소리’ 금태섭, 선대위 합류
보수 일색 선대위 색깔 다양화 예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윤 후보의 뜻에 따라 선대위에 다양한 진영이 인사들이 영입될 전망이다. 윤 후보는 지난 7월 입당 이후 시종일관 ‘집토끼’인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을 껴안는 행보를 이어왔다. 선대위가 다양화될 경우 윤 후보가 보수층을, 이준석 대표 2030 세대를, 김 전 위원장이 호남과 중도층을 공략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친문을 뺀’ 모든 세력의 선대위에 녹아들 수 있다. 윤 후보는 또 경선 후 독자 행보를 해왔던 홍준표 의원과 만찬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면서 일부 지지층 이탈에 대한 리스크도 줄였다.

특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선대위 인적 쇄신이 예상된다. 소위 ‘김종인계’ 인사들이 합류할 전망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중도지향적 인사다. 그와 가까운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 일색이던 선대위 색채도 종전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이 ‘당무 전반을 통할 조정하고 선대위를 총괄’할 경우 그동안 외곽에서 활동해온 김종인계 인사들도 요직을 맡게 될 전망이다. 우선 전날 권성동 사무총장은 김 전 위원장과 회동을 통해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의 합류 사실을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이른바 ‘조국 사태’ 를 비판하는 등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 정권 교체를 위해 김 전 위원장과의 접촉면을 넓혀왔다. 김 전 위원장과 물밑 교감을 이어온 금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차별금지법 찬성을 통한 기득권 이미지 극복을 국민의힘에 제안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윤석열(왼쪽 세번째)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 후보, 김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국회사진기자단윤석열(왼쪽 세번째)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 후보, 김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국회사진기자단


또 김 전 위원장이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경제학자 출신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의 합류도 예상된다. 그는 현직 시절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논리적으로 비판해 ‘이재명 저격수’로 불리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정태근 전 의원이 선대위에서 주요 역할을 할 관측도 거론된다. 특히 임 전 실장은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밖에 김근식 경남대 교수, 윤희석 전 대변인 등 경선 캠프에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 소통 창구를 한 인사들도 선대위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 권경애 변호사, 김경율 회계사 등은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더라도 외부 스피커로서 지원 사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정치인들도 선대위 전면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는 일반인 유세연설로 SNS에서 ‘비니좌(비니+본좌)'라는 별칭을 얻었던 노재승(37) 씨가 추가로 공동선대위원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당시 유세연설은 오세훈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이었던 이 대표의 기획이었다.

김종인-김한길 외연 확장 역할 겹쳐
보수진영 일각 ‘이수정 퇴진’ 집회도
尹·金 정치력에 ‘용광로 선대위’ 달려


이수정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연합뉴스이수정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는 중도진영 인사들의 합류로 선대위가 다시 내홍에 휩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선대위에는 김한길 전 민주통합당 대표가 이끄는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있다. 새시대위원회는 외연 확장을 넘어 대선 이후 정계개편까지 구상하는 조직이다. 김 전 위원장과 김 새시대준비위원장이 외연확장의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는 모습이 연출될 수도 있다. 또 중도진영 인사들이 합류할 경우 윤 후보를 경선 승리로 이끈 보수진영 인사들이 대거 권한을 양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분열의 목소리는 벌써 터져 나오고 있다. 성평등추진시민연대는 전날국민의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수정 경기대 범죄학과 교수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 관계자는 “선대위의 내분을 조정하는 것도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정치력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구경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