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고용회복 둔화에도 테이퍼링 속도 낼 듯

■기대 못미친 11월 신규고용

비농업 일자리 예상치 절반 불구

실업률은 4.6%→4.2%로 떨어져

경제활동참가율도 61.8%로 상승

연준, 내년 상반기 금리 올릴수도

워싱턴의 연준. /AFP연합뉴스워싱턴의 연준. /AFP연합뉴스




미국의 실망스러운 11월 고용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달 대비 21만 명 증가에 그쳤지만 실업률이 4.6%에서 4.2%로 0.4%포인트 떨어졌다.

고용 증가 폭은 시장 예상치(57만 3,000개)를 크게 밑돌았지만 실업률 개선 속도가 빠르다. 이 때문에 연준이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에 밝힌 대로 테이퍼링 속도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현재로서는 테이퍼링 규모가 내년부터 지금의 2배인 매달 300억 달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실업률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실업률 하락으로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부양책 축소를 앞당겨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반적인 고용 회복세가 탄탄하다. 그동안 정치권과 월가에서 문제 삼았던 경제활동참가율도 지난달 61.8%로 상승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오르지 않는 노동참여율을 걱정했는데 이 문제가 풀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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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계의 고용도 좋아지고 있다. 지난달 흑인 노동자의 실업률은 6.7%로 전달(7.9%)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1월 수준과 비슷하다. 25~54세 여성의 노동력참여율도 75.6%로 지난해 3월 대유행 발생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아이 돌봄 문제로 고용시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여성 인력이 많이 줄었다는 뜻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의회가 소수계의 고용을 중시하는 만큼 이 부분의 개선은 테이퍼링 가속화의 근거 중 하나가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자리 자체도 많다. 미국은 구인 규모가 1,000만 명을 넘는다. 증권사 제프리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아네타 마르코스카는 “11월 고용 보고서가 노동시장에 대한 생각을 실제로 바꾸지 않는다”며 “고용시장은 여전히 건강하며 최대 고용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10일 나올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연준의 대응을 빠르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6.4% 오를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CNBC는 “다음 초점은 CPI”라며 “10월(6.2%)보다 더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주장도 더 많아지고 있다. 줄곧 연준의 정책 대응 실패 문제를 제기해온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네 차례 올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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