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69억 달러를 넘어 1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 호조 속 해운 운임 상승으로 운송수지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년 전보다 40% 가까이 감소했다.
7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69억 5,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10월(115억 5,000만 달러)뿐 아니라 9월(100억 7,000만 달러)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상품수지가 56억 4,0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101억 7,000만 달러)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수출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559억 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3억 8,000만 달러 늘어나는 동안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이 503억 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39억 1,000만 달러나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원가에 물류비 등을 더한 원유 도입 단가는 10월 기준 배럴당 77.8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0.2% 상승했고 천연가스도 톤당 668달러로 142.2% 급등했다.
서비스수지는 6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운송수지 흑자가 22억 2,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수출 화물 운임 상승이 이어지면서 운송 수입이 역대 최대인 47억 7,000만 달러로 대폭 증가해 운송수지 흑자를 끌어올렸다. 임금·배당·이자 등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6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이 18억 3,000만 달러 축소됐다. 외국인 투자 기업의 배당 지급이 18억 1,000만 달러로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 10월까지 누적된 경상수지 흑자는 770억 7,000만 달러로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한은 조사국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92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달성 가능성이 있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전망치까지 150억 달러가 남았는데 남은 2개월 동안 한 달에 77억 달러 흑자를 내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