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가 국내 탈모시장 '큰 손'으로 떠올랐다. 각종 스트레스와 잦은 염색, 출산 등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 탈모 증상을 호소하는 '영(Young) 탈모족'이 늘었기 때문이다. 과거 중년 남성이 주를 이뤘던 탈모샴푸 모델 자리는 젊은 톱배우들이 꿰찼다. 또 투박했던 상품 패키지를 화려하게 변경하고 향을 추가하는 등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7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10월 두피·탈모케어 샴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2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0~30대 탈모케어 매출이 전년대비 72% 늘었는데, 이는 전체 신장률(60%)을 뛰어넘은 수치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자기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안티에이징과 탈모 관련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30대가 탈모시장 큰 손이 된 이유는 그만큼 젊은 탈모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 증상으로 입원·외래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23만 4,78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21만 2,916명)대비 10% 증가한 규모다. 특히 30대 환자 수가 5만 3,422명으로 전 연령대 1위를 기록했다. 20대 역시 탈모 환자 수가 5만여 명에 달한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모발 관리용 제품과 식품, 의료기기 등 탈모케어 시장 규모는 약 4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8,000억 원을 탈모케어 샴푸가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국내 전체 샴푸 시장에서 탈모케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달한다. 현재 TS트릴리온의 'TS샴푸'와 카카오 계열사 와이어트의 '닥터포헤어', 아모레퍼시픽(090430) '라보에이치', LG생활건강(051900) '닥터그루트' 등이 국내 탈모케어 샴푸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샴푸 대표 제품 '골드플러스'는 올 3분기 판매량이 약 300만 개로 전년 동기간보다 15%나 더 팔렸다. LG생활건강 닥터그루트는 2017년 첫 선을 보인후 출시 4년 만에 누적 판매량 1,300만 개를 돌파했다. 탈모샴푸에서 '아빠 스킨 냄새가 난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아로마와 코튼향 등 고급스러운 향기를 추가한게 MZ세대에 적중했다는 평가다. 패키지도 명품 향수에서 착안해 개발했다. 그결과 젊은 소비층이 늘어나면서 2019년 30% 미만이었던 닥터그루트 온라인 매출 비중은 올해 4월 기준 60%로 확대됐다.
젊은 모델을 내세우는 사례도 늘고 있다. TS샴푸는 지난 4월 가수 지드래곤을 모델로 발탁해 화제가 됐다. 과거에는 배우 차인표, 김광규 등이 탈모샴푸 모델로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배우 전지현이 모델인 '엘라스틴'이 탈모와 머릿결을 동시에 케어하고자 하는 20~30대 여성 소비층을 겨냥해 탈모케어 라인을 추가했다. 닥터포헤어는 배우 현빈을 모델로 쓰고 있다.
해외 시장도 노크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탈모인은 약 2억 5,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중국인 6명 중 1명은 탈모 증상을 겪고 있는 셈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7월 닥터그루트를 중국에 론칭하며 해외 사업 발판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탈모샴푸 브랜드 '려'는 올해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 예약 판매율이 전년대비 2배 증가하며 1위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