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中은 어떻게 車 후진국서 모빌리티 선도국이 됐나

■차이나 모빌리티 2030

윤재웅 지음, 미래의창 펴냄





중국의 대도시에서조차 중국산 자동차를 찾아보기 드물던 시절이 있었다. 막대한 인구 수를 등에 업은 내수 시장에서도 열악한 경쟁력 때문에 자국민들도 외면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산 자동차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최근 몇 년 간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생산국으로 떠올랐다. 조악한 품질과 촌스러운 디자인에 신차 개발 능력도 형편없던 중국 자동차 산업은 중국 정부의 급속한 모터라이제이션(자동차의 생활 필수품화) 정책과 그간 ‘세계의 공장’으로 쌓아 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토대로 경쟁력을 키웠다. 비록 아직까지는 질적인 면보다 양적인 요소에 치중한 성과지만 말이다.



신간 ‘차이나 모빌리티 2030’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 변화의 실마리를 전기차에서 찾는다. 대표적인 전기차 메이커인 테슬라는 상하이에 초대형 생산공장 ‘테슬라 기가팩토리’를 설립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중국 정부도 전기차에 ‘올인’했다. 보조금 지급에 따른 수요 창출과 환경 규제를 통한 공급 확대, 여기에 충전 인프라 확충까지 전기차 보급에 필요한 정책적 카드를 전부 꺼내 들었다. 그 결과 중국은 전기차 대중화에 성공했고,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은 해외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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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에 열린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 전시된 비야디의 전기차. /UPI연합뉴스지난해 9월에 열린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 전시된 비야디의 전기차. /UPI연합뉴스


중국의 혁신산업 전문가인 저자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자율주행차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제조업에서 모빌리티 서비스업으로 자동차 산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과정에서 중국이 기회를 포착했다고 말한다. 기존 자동차 산업의 후진국이다 보니 역설적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과 저항이 현저히 적었다. 국가가 나서서 이 분야의 육성을 적극 추진했고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정보기술(IT) 업체들과의 협력이 용이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모빌리티 산업에 필수적인 배터리 분야의 필수 소재인 희토류와 각종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는 점도 경쟁력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중국은 지리자동차 같은 자동차 회사 뿐만 아니라 니오·샤오펑·리오토 등의 스타트업들도 경쟁력을 갖춰 나갔으며, 이제는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이 될 만한 모든 분야의 기반을 갖추며 선도 국가로 떠올랐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저자는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들도 중국의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해야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기업들이 처한 현실은 녹록하지 않지만,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는 조건도 여럿 갖추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인다. 1만7,000원.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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