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난해 암환자 줄었다고? ... "코로나로 검진 감소 때문"

신규 환자 3% 줄어 27만5,162명

국가검진 수검률 6.4%P↓49.2%


매년 증가세를 거듭하던 암환자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암검진 수검률이 낮아지면서 암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한 신규 환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났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암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120만9,125명으로 전년 1,17만1,340명보다 3.2%(3만7,785명) 증가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암 진료 환자수는 연평균 3.9%의 상승률로 증가세를 거듭하고 있다. 다만 2019년까지 매년 5만명씩 늘어나던 추세를 고려하면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지난해 암으로 새롭게 진료를 받은 환자는 27만5,162명으로 전년 28만3,541명보다 3.0%(8,379명) 감소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신규 암 진료 환자수가 연평균 4.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연령별로는 40~50대, 70대에서 신규 진단이 크게 줄었고, 암종별로는 위암과 대장암의 일종인 결장암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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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암 검진과 진단검사 시행률이 감소한 데서 원인을 찾는다. 올해 6월 'e-나라지표'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에서 제공하는 무료 암 검진 수검률은 49.2%로 전년 55.6%보다 6.4%p 감소했다. 가장 검진율이 높았던 간암부터 유방암, 위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등 5대 암의 검진 수검률이 일제히 내려앉았다. 심평원에 청구된 위암?결장암?직장암?유방암 관련 진단검사 실시 환자수도 비슷한 패턴을 그렸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꾸준히 증가하던 암 진단검사 실시 환자수는 지난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도 감염병 대유행으로 암 검진 실시율이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환자 기록을 활용해 암 검진 및 진단 현황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암 선별검사 5종의 시행횟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적게는 60%, 많게는 82%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암 진단도 19%에서 78%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6개월 동안 유방암 검진이 감소하고 진단이 늦어지면서 10년 뒤 유방암 관련 사망자수가 2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연구 결과도 있다.

작년 말 제 때 검진을 받지 못한 대상자들의 예약이 몰리는 대란이 일자 정부는 국가건강검진 수검기한을 올해 6월말까지로 연장했다. 코로나19 생활수칙을 준수하느라 검진기관 이용을 자제하고 건강검진을 미뤄온 국민들의 건강검진 수검 기회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올해는 별도의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이번 달을 넘기면 국가암검진 혜택이 소멸된다는 얘기다.

임정수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은 “암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암으로 인한 고통과 부담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인 암을 극복하기 위해 암 조기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 없이 받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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