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전문] 文 "가짜뉴스가 불신·혐오·증오 조장...부패도 민주주의의 적"

美바이든 주도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반중' 목적 회의이지만 중국 언급 안 해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밤(한국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해 “가짜뉴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킬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의는 중국 견제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방국 정상들을 소집한 자리였지만 문 대통령이 중국과 관련했거나 중국을 연상시키는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발언



바이든 대통령님, 정상 여러분, 민주주의가 안팎의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시기에 많은 정상들과 함께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되어 뜻깊게 생각합니다.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바이든 대통령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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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민주주의와 함께 역사상 경험한 적이 없는 번영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는 한때 민주주의가 활짝 꽃피웠다고 생각했고 더이상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은 진부한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안이하거나 오만한 생각이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권위주의를 무너뜨리며 성장했지만, 나라 안팎의 권위주의는 끊임없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발전된 민주주의 국가들 안에서도 포퓰리즘과 극단주의가 커지고 있습니다. 번영과 함께 커지는 불평등과 양극화가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고 사회·경제적 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가짜뉴스가 진실을 가리고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고 심지어 방역과 백신접종을 방해해도 민주주의 제도는 속수무책입니다. 민주주의의 역설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적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방역은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고 백신접종은 자신뿐 아니라 이웃을 위한 안전판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분명해진 것은 ‘개인의 자유’가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코 자유에 대한 제약이 아니라 함께 안전하고 함께 자유롭기 위한 민주주의의 전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불신과 혐오와 증오, 극단주의를 조장하는 가짜뉴스에 대해 어떻게 ‘표현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정능력을 키울 수 있을지 국제사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부패 역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입니다. 민주주의의 우월성은 투명성과 공정에 있습니다. 부패는 사회적 투명성을 저해하고 공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민주주의의 뿌리를 병들게 합니다. 우리 정부는 최근 5년간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가 매년 빠르게 상승하는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 공익 신고자 보호제도, 돈세탁 방지법 같은 반부패 정책이 거둔 성과입니다. 한편으로 전자정부 시스템으로 정부 혁신과 행정의 투명성을 강화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할 것이며 특히 전자정부 구축을 위한 ODA를 적극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정상 여러분, 한국은 반세기 만에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체제를 극복하면서 가장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이룩해 냈습니다. 거듭되는 권위주의에 저항하기 위해 한국 국민들은 많은 숭고한 희생을 치렀고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지금도 권위주의에 맞서 싸우는 나라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의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기여해 나갈 것입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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