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지금은 탄소중립 과속 아니라 탈원전 사과 할 때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에도 탄소 중립 과속과 탈(脫)원전에 집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탄소 중립 선도 기업 초청 전략보고회’를 주재하면서 ‘초강력 탄소 중립 생태계 전환’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탄소 중립 대전환을 이끌 세계 최고의 우수한 인력과 기술이 있다”며 “탄소 중립 시대를 선도할 준비가 충분하다”고 했다. 정부는 1년 전 ‘2050 탄소 중립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비율을 2018년 대비 26.3%에서 40%로 올리고 이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발표했다.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를 설정해 세계 만방에 알리는 대못질을 한 것도 모자라 기업인들을 불러 ‘초강력 전환’을 몰아붙인 것이다.



정부가 “수소환원제철 등 탄소 중립 핵심 기술을 반드시 확보한다”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듯이 탄소 중립 핵심 기술은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도 않았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속화해 2050년 전력 믹스를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했지만 한국의 일사량·풍속 등 재생에너지 입지는 세계 최악이다. 게다가 탄소 중립을 위해 필수적 대안으로 떠오른 원자력발전 기술은 이념에 치우친 탈원전 정책 탓에 복구하기 힘들 정도로 와해됐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를 위한 무공해 전력의 하나로 원전을 명시했다. 프랑스·영국에 이어 미국도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탄소 중립 달성이 어렵다며 원전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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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는 끝까지 ‘탈원전’을 고집하면서 탄소 중립을 과속으로 밀어붙여 기업들에 엄청난 비용 부담을 안기고 있다. 기업들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의 원전 생태계도 붕괴될 처지에 놓였다. 문 대통령은 탄소 중립 액셀러레이터를 그만 밟고 탈원전 정책의 오류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차기 정부가 원전을 포함한 합리적 에너지 믹스를 통해 실현 가능한 탄소 중립 로드맵을 새로 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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