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국제행사에서 처음 대면했지만, 외교장관 회담 등 관계 진전을 위한 행보로 이어지지 못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한미일 동맹 간 협력 가치를 재강조했지만, 한일 간 냉담 기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서 하야시 외무상과 처음으로 마주했다. 한일 간에는 양자회담 등 일정이 별도로 잡혀있지 않았던 만큼 이날 리셉션에서 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은 처음 만난 것이다. 하야시 외무상은 비틀스 스토리 뮤지엄에서 개최된 만찬에서 존 레논의 히트곡 ‘이매진’을 피아노로 연주했는데 정 장관은 웃으며 박수치는 등 호응했다. 정 장관은 지난달 취임한 하야시 외무상에게 이 자리에서 축하 인사를 건넸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야시 외무상은 취임 한 달이 지났지만, 정 장관에게 전화통화를 하지 않는 등 ‘코리아 패싱’을 하고 있다. 하야시 외무상은 앞서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에는 전화통화로 협력과 우호 증진을 강조한 바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G7 외교개발장관회의 기간 열린 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협력 가치를 언급했지만, 일본 정부가 여전히 냉랭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외교부는 12일에도 G7 외교개발장관 회의가 이어지는 만큼 회담장에서 하야시 외무상과 만남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첫날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핵심 현안으로 논의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주요국이 우려를 표명했고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외교적 선택을 종용했다. G7 국가들은 러시아가 무력을 사용할 경우 경제 제재 등을 검토하겠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