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이번 주로 다가오며 증시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0 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속화와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가 시장 예상을 넘어설 경우 미국보다 한국 등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34포인트(0.64%) 하락한 3,010.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12월 들어 7거래일째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처음으로 약세 전환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1% 넘게 빠지며 전날 상승분을 반납했다.
오는 14~15일(현지 시간) 실시될 미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 결과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자 연준은 매파적 기조(긴축 선호)를 강화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을 몇 개월 앞당기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이라던 기존의 입장을 철회한 바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11월 미 CPI가 전년 동기 대비 6.8% 급등해 1982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긴축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됐다.
특히 시장은 조기 금리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말까지 연준이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이미 반영 중이다. 금리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달러화 강세가 유발되며 한국 등 신흥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위축될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점도표가 내년도 금리 인상이 세 차례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게 한다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신흥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 변심을 여러번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만큼 증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는 긴축 신호에 일찍이 몸살을 앓아왔으며 증시 밸류에이션은 연초 대비 현저히 낮아진 상태”라며 “시장 기대에 준하는 긴축은 (증시에) 중립적인 신호로 보는 것이 옳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