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 티맥스소프트 인수를 놓고 클라우드 운영 업체인 베스핀글로벌과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각축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전날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베스핀글로벌과 MBK·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등 3곳이 참여했다.
후보들은 최고 8,000억 원 안팎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 측인 티맥스그룹은 최대 1조 원의 가격을 기대하고 있으나 이는 다소 높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매각 대상은 티맥스소프트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박대연 회장의 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지분 60.7%다. 매각 측은 오는 17일까지 인수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 후보들은 각사의 희망 인수 금액과 자금 확보 방안, 향후 사업 계획 등을 티맥스 측에 제시했는데 전략적투자자로 꼽히는 베스핀글로벌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베스핀 측의 인수 자금 조달이나 사업 계획 등을 놓고 매각 측의 확인이 계속되는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확실한 자금력을 보여줘 티맥스소프트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보 중 유일하게 전략적투자자인 베스핀글로벌은 티맥스의 전문 인력을 재교육해 클라우드 운영 관리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제시해 매각 측의 부담을 낮췄다. 베스핀글로벌은 SK텔레콤의 투자조직인 SKT 코퍼레이트와 손잡으면서 실탄을 확보했다. SKT는 지난해 베스핀글로벌에 투자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8조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조성한 펀드)를 보유해 자금력에서 가장 앞서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정보통신(IT) 특화 운용사로 출발했고, 지난해 7,5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IT분야 전문성과 자금 조달 능력이 균형 잡혔다는 평가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 1997년 설립된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이다. 티맥스소프트가 2000년 출시한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제우스(JEUS)’는 오라클과 IBM 등 글로벌 브랜드들을 제치고 국내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국내 시장에서 40%가 넘는 점유율을 자랑한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42% 성장하는 등 실적도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제우스 등 미들웨어가 아닌 다른 사업들은 글로벌 경쟁 업체에 밀리면서 적자에 빠져 있고 기업공개(IPO)도 불발된 바 있다. 결국 박 회장 측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회수 압박에 시달리자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