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내년 수출 불안…中의존도 낮추고 친환경·고부가 산업 키워야"

■상의 '수출 특징·과제' 보고서

신흥국 성장 둔화 등 불확실성 ↑

시장 다변화·공급망 관리 필요

뷰티·푸드 등 새먹거리 발굴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과 주요 국가의 재정 정책 등으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에도 성장을 거듭해왔던 한국의 수출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품목과 시장을 다변화하고 공급망을 철저하게 관리해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국내 수출의 특징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내고 올해 수출 현황과 내년 전망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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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I는 “국내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은 올해(1~3분기) 경제성장률 4.0% 가운데 약 1.1%포인트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국내 기업의 친환경 관련 수출도 크게 늘었다. 친환경차 수출 비중은 지난 2019년 11.3%에서 올해 18.9%로 늘었고 이 가운데 연료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선박 점유율은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한 해 좋은 성과를 냈던 수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외부적 요인도 상존한다고 SGI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수출을 위협할 3대 리스크로 △반도체 사이클 전환 △미국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이후 불안 △신흥국 성장 둔화 등을 꼽았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2년 내외의 주기로 가격 등락이 반복되는데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구조상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SGI는 우려했다. SGI는 내년 반도체 가격 충격이 현실화돼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경제성장률이 0.64%p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신흥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한국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도 언급됐다. SGI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의 테이퍼링 영향으로 신흥국의 수입 수요가 축소되면서 한국의 대(對)신흥국 수출 비중이 2013년 54.7%에서 2015년 53.4%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가운데 한국에 가장 영향을 끼치는 나라로는 중국이 거론됐다.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8.0%로 정점을 기록하고 내년에 5.6%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중국의 성장률이 6%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2.3%)를 제외하면 1990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SGI는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25.3%로 매우 높아 중국의 수입 수요가 줄면 국내 기업의 수출이 직접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국 수출이 10% 줄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5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SGI는 이러한 수출 리스크 대응 방안으로 △수출 품목 다양화 △친환경·고부가 신산업 육성 △수출 시장 다변화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 제품 등 상위 10대 수출 품목 의존도가 56.5%로 매우 높기에 최근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바이오와 뷰티·푸드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마케팅 강화 등으로 주력 품목에 닥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이날 대한상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2022 글로벌 통상 환경 전망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내년 통상 분야 3대 핵심 이슈를 공급망과 디지털·기후변화로 꼽고 한국 정부와 기업이 대비해야 할 부분을 점검했다. 연사로 참가한 이성범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여러 국가들은 자국 산업의 글로벌 밸류 체인 보호를 위해 경제안보 관련 법령을 도입했거나 현재 추진하고 있다”며 “이 법령들이 글로벌 밸류 체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면서 우리 기업들도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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