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성장률 추락 우려에 다급한 中…기준금리 내렸다

전문가들 '동결' 예상 깨고

20개월만에 0.05%P 내렸지만

고물가에 “어정쩡한 부양책” 분석

지난 10월 시진핑 주재로 베이징에서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열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지난 10월 시진핑 주재로 베이징에서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열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경기둔화 압박을 받아온 중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깜짝 인하했다.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금리를 인상하는 추세와 거꾸로다. 내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일단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절박한 심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2월 정례 LPR 발표에서 “1년 만기 LPR을 기존 3.85%에서 3.80%로 0.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LPR 인하는 지난해 4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조사에서는 대부분이 ‘동결’을 예상했다. 인민은행은 다만 “(주로 주택담보대출에 사용되는) 5년 만기 LPR은 4.65%로 전월과 같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 금융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정책자금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먼저 떨어진 후 LPR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인민은행은 시장 지향이라는 형식을 위해 MLF를 통해 시장금리를 조절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장에서 MLF 금리 하락 없이 바로 LPR이 인하됐다. 중국 정부가 그만큼 급박하게 움직였다는 얘기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발생으로 경기가 심각하게 냉각되자 그해 2월과 4월 잇따라 LPR을 인하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한동안 잠잠했던 돈 풀기 행진이 20개월 만에 다시 시작된 것으로 최근 중국의 경기 부진이 코로나19 초기 때만큼 나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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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 1분기 기저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8.3%까지 올랐던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 4.9%로 주저앉았다. 시장에서는 4분기 성장률로 2%대를 내놓았다. 내년 전망도 좋지 않다. JP모건체이스가 4.7%를 예상하는 등 시장에서는 ‘바오우(保五·5% 성장률)’를 지키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내년 가을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세 번째 5년 임기 연임에 도전하는데 어느 정도 경제 실적이 뒷받침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직접 주재한 10일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내년 경제는 안정을 제일로 삼아 안정 속에 전진을 추구한다”는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일단 금리를 내렸지만 물가 인상은 딜레마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12.9% 오르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덩달아 소비자물가까지 자극할 우려가 크다.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등 주요 선진국들이 긴축으로 돌아선 것도 부담이다.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중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 조달 비용을 낮추겠다는 약속을 실현하는 듯하다”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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