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休] 두루미의 쉼없는 날갯짓…숨은 비경으로 안내하다

■철새의 천국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 내년 3월까지 진행

태봉대교~순담계곡 8㎞ 구간 절경 일품

두루미·쇠기러기 등 110여종 조류 한눈에

학교 리모델링한 두루미평화타운도 가볼만

양지리 등 철새 촬영소 찾을 땐 예약 필수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을 하면서 바라본 한탄강계곡. 얼어붙은 모습이 겨울의 한복판으로 치닫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을 하면서 바라본 한탄강계곡. 얼어붙은 모습이 겨울의 한복판으로 치닫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알싸한 겨울을 맛보려면 강원도 철원군으로 가야 한다. 철원은 경북 봉화, 충북 제천, 강원 태백·평창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추위를 느낄 수 있는 ‘겨울왕국’ 중 한 곳이다. 철원군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간 해마다 겨울 축제를 개최해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었는데 올해에는 감염병 때문에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방문해 겨울을 즐기는 것은 가능하다. 그중 먼저 떠오르는 이벤트는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으로 내년 3월까지 진행된다. 트레킹 구간은 태봉대교~은하수교(송대소)~마당바위~승일교~고석정~순담계곡 8㎞ 구간으로 한탄강계곡을 따라 플라스틱으로 안전한 부교를 설치해놓아 이곳을 걸으며 얼어붙은 한탄강을 구경할 수 있다. 이 추운 계절에 한탄강 트레킹을 권하는 것은 봄·여름·가을철에는 한탄강 아래로 내려가 양쪽 계곡 절벽으로 펼쳐지는 절경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탄강이 지난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 정도 추위는 견뎌낼 만하다. 물론 겨울보다는 절벽을 뒤덮은 넝쿨식물들이 붉게 물든 가을이 더 좋지만 물줄기와 고드름이 얼어붙은 계곡을 보는 재미도 만만찮다. 트레킹 코스 개방 기간 중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 사이에 태봉대교와 드르니 주차장 간 셔틀버스를 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탑승료는 성인 1만 원, 청소년 4,000원이며 물윗길 트레킹, 주상절리길 입장권 소지자에 한해 요금을 받지 않는다.

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은 10월부터 철원으로 날아들어 가을 추수가 끝난 들판에 떨어진 나락들을 먹이로 삼아 영양을 보충하고 피로를 회복한 후 일부는 천수만과 순천만 등지로 다시 길을 떠나고 일부는 철원 평야 일대에서 월동한다. /사진 제공=철원군청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은 10월부터 철원으로 날아들어 가을 추수가 끝난 들판에 떨어진 나락들을 먹이로 삼아 영양을 보충하고 피로를 회복한 후 일부는 천수만과 순천만 등지로 다시 길을 떠나고 일부는 철원 평야 일대에서 월동한다. /사진 제공=철원군청



추위를 무릅쓰고 겨울에 철원을 찾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철새다. 철원은 남쪽으로 내려가는 철새들의 중요한 기착지로 두루미·독수리·기러기를 비롯해 다양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은 10월부터 철원으로 날아들어 가을 추수가 끝난 들판에 떨어진 나락들을 먹이로 삼아 영양을 보충하고 피로를 회복한 후 일부는 천수만과 순천만 등지로 다시 길을 떠나고 일부는 철원 평야 일대에서 월동한다. 철원 평야에 머무는 새들은 천연기념물 제 202호인 두루미, 쇠기러기를 비롯해 11월 중순 이후에는 독수리·흰꼬리수리 등 110여 종의 조류들이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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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군은 역내에서 월동하는 철새 탐조를 위해 양지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DMZ두루미평화타운을 2016년 11월 개관했다. ‘DMZ두루미평화타운’은 다양한 두루미와 조류, 그리고 야생동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두루미 체험 학습을 통해 우리의 삶과 평화로운 생태계의 공존을 도모하고 있다.

두루미평화타운 안에는 두루미 및 야생동물 등 자연 생태의 지식 습득을 위한 도서관과 생태교육실, 다양한 정보와 더불어 탐방 및 숙박을 위한 프로그램과 시설이 준비돼 있다.

먹이 활동을 마친 기러기 떼가 잠자리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먹이 활동을 마친 기러기 떼가 잠자리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두루미 등 철새 떼를 관찰하려면 철원군 양지리와 이길리에 있는 철새 촬영소를 찾는 게 좋다.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탁 트인 전망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새들이 모여들어 먹이 활동하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탐방 시간은 가급적 해질 무렵 전에 도착해 기다리는 것이 좋다. 먹이 활동을 끝내고 잠자리로 이동할 때 펼치는 군무를 보거나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지리와 이길리를 찾아 두루미 등 철새 촬영을 하려면 사단법인 한국두루미보호협회 철원지회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한다. 이 밖에 철원군에는 조선조 초기 임꺽정의 활동 무대로 알려진 고석정, 고석정 상류 약 2㎞ 지점 직탕폭포와 하류 약 2㎞ 지점 순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들러볼 만하다./글·사진(철원)=우현석 객원기자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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