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스페이스X·크루즈선 집단감염 속출…크리스마스 악몽 현실되나

[美 지배종 된 오미크론]

■ 수도 워싱턴 비상사태 선포

美, 2주새 감염비율 0.7→73% 폭증

英 이어 첫 오미크론 사망자 발생

하루 입원환자수도 6.2만명 달해

자가진단키트 5억개 지원 추진속

백악관 "봉쇄령은 없다" 선 그어





20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AFP연합뉴스20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전체 확진 사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4일만 해도 0.7%에 불과했지만 18일에는 무려 73.2%로 커졌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자가 진단 키트 5억 개를 무상 지원하고 군 인력 1,000명을 민간 병원에 파견하는 긴급 조치를 꺼내 들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와 같은 봉쇄 조치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거센 확산세에 결국 봉쇄령을 택한 유럽을 보면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 오미크론이 공식적인 지배종이 된 20일(현지 시간) 오미크론 감염에 의한 첫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 보건부는 “사망자는 50대 남성이고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으며 기저 질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13일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사망자가 나타나자 오미크론을 경시하면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사망자 수의 선행지표인 입원 환자와 중증 환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8일 기준 7일 평균 하루 입원 환자 수는 6만 2,740명으로 10월 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증 환자 수도 1만 5,869명으로 지난달 12일 이후 계속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과 유럽의 확산세를 언급하며 “연말 모임을 취소하는 것이 생명을 포기하는 것보다 낫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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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17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약 30분간 밀접 접촉한 백악관 직원이 이날 코로나19로 확진되면서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즉시 진단 검사를 실시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잠복기일 가능성이 있어 22일 한 번 더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대규모 집단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주말 마이애미항에 정박 중인 한 크루즈선에서 승객 6,000명 중 최소 4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민간 우주 업체 스페이스X에서도 최소 132명의 직원이 코로나19로 확진돼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DC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7월 철회했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재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보스턴도 백신 접종 완료자만 실내체육시설과 레스토랑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자 백악관이 자가 진단 키트 5억 개를 정부 돈으로 구매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내년 1월부터 정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신청한 현지 가정에 무료로 진단 키트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또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 각 지역에 연방정부에서 운영하는 검사센터를 열어 각 주의 코로나19 검사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확진자와 중증 환자 급증으로 병상·인력이 태부족인 각 민간병원에 군 의료 인력 1,000명을 긴급 파견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다만 백악관은 지난해와 같은 봉쇄령은 내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각 지역 당국도 봉쇄령보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2주간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80% 넘게 증가한 뉴욕도 봉쇄령은 없다는 입장이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지금은 백신과 추가 접종이 없던 지난해 3월과 12월이 아니다”라며 확산세를 잡기 위해 백신 접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량이 증가하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미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추가 접종으로도 바이러스 확산세로 몸살을 앓는 유럽을 보며 미국 또한 봉쇄령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날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만 1,743명 발생했다. 17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12세 이상 국민의 추가 접종률이 50.4%에 달하는 상황임에도 확산세가 쉽사리 잡히지 않자 영국 정부는 실내 모임 금지 및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 규제 강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독일 역시 21일 회의를 열어 백신 접종자를 포함한 전 국민에 대한 접촉 제한 조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네덜란드는 19일부터 4주간 모든 식당과 비필수 상점 등을 폐쇄했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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