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자영업 달래려…또 카드사 팔 비튼 與

[대선 앞두고 수수료율 최대 0.3%P 인하]

영세가맹점 등 4,700억 경감 효과

당정 생색…부담 고스란히 떠넘겨

카드업계 "신용판매 적자" 반발

고승범(오른쪽)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에 대한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고승범(오른쪽)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에 대한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월 말부터 카드 수수료율을 또다시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수수료 재산정을 통해 영세·중소 가맹점 등이 총 4,700억 원가량의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된다고 당정은 설명했다. 당정이 생색을 내고 부담은 카드사들이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카드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자영업자 등의 민심이 이반하자 여당이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민주당과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에 대한 당정 협의 끝에 ‘우대 수수료율 조정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연 매출 3억 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 약 220만 곳의 카드 수수료 부담이 40%(연간 약 2,820억 원) 경감된다. 연 매출 3억~30억 원 이하 중소 가맹점 60만 곳은 수수료를 6~15%(연간 1,880억 원) 덜 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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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의 적격 비용 재산정에서 수수료율 조정을 통한 경감 가능 금액 총 4,700억 원의 90%를 연 매출 10억 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에 집중 배분했다”고 밝혔다. 연 매출 10억 원 이하인 개인 사업자에 매출의 1.3%(연간 1,000만 원 한도)를 부가가치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조세제도와 결합하면 최대 240만 원을 돌려받는 구조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연 매출 3억 원 이하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현행 0.8%에서 0.5%로,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현행 0.5%에서 0.25%로 각각 0.3%포인트, 0.25%포인트 인하된다. 3억~5억 원 구간은 신용카드 1.1%, 체크카드 0.85%로 낮아진다. 5억~10억 원 구간은 1.25%와 1%로, 10억~30억 원 구간은 1.5%와 1.25%로 각각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내려간다.

대선을 70여 일 앞두고 또다시 수수료율을 인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정치적 야합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의 표심을 염두에 둔 여당의 압박에 금융위가 정책적 후퇴를 했다는 것이다. 카드사는 이미 2018년 말 이뤄진 수수료 개편으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발생한 적자를 카드론 등 대출 수익으로 메우는 실정이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이날 발표 직후 수수료 인하가 소상공인의 불만 달래기용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적격 비용 원칙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산출됐다”고 반박했다.


유현욱 기자·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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