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거리를 휩쓸었던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예일대 '과잠(학교 점퍼)'이 돌아왔다. 국내 한 패션 스타트업이 예일대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하는데 성공하면서다. 익숙한 예일대 로고와 스트리트 패션이 만나자 10~2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예일’은 론칭 1년 만에 연매출 100억 원을 넘어섰다. 내년에는 오프라인 점포를 내고, 골프웨어 라인업 확장도 계획돼있다.
26일 워즈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예일의 올해 매출은 1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20억 원)대비 5배 증가한 규모다. 워즈코퍼레이션은 국내 1세대 스트리트 브랜드 '커버낫' 론칭 주역인 노지윤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패션 회사다.
예일은 2001년 국내 패션 대기업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예일과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브랜드는 해외유학 열풍과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금세 '짝퉁'이 성행하며 사업성을 잃었다. 노 대표는 끈질긴 협상 끝에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예일은 현재 무신사 브랜드 랭킹 3위를 차지할만큼 성장했다. 올해 8월 무신사 라이브에서는 방송 한 번에 총 2억 7,000만 원이라는 매출을 올렸다.
론칭 초반에는 예일대 재학생들로부터 우려 섞인 메일도 받았다. 그러나 국내 론칭 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에서도 질좋은 예일대 옷을 입을 수 있게 돼 기대된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한 예일대 음대생은 협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예일의 가장 큰 강점은 틀을 깨는 컬래버레이션이다. 실제 예일은 텀블러 제조사 미르, 소니뮤직, 테니스 등 스포츠 장비업체 요넥스와 협업을 진행했다. 특히 요넥스가 컬래버에 나선건 1946년 창업 이후 75년 만에 처음이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컬래버 상품이 나오자 예일의 월 매출은 전월 대비 500~600%씩 뛰었다.
컬래버를 통해 영감도 얻었다. 올해 9월 세계골프역사박물관과 협업한 것이 대표적이다. 세계골프역사박물관은 1800년대 초반 골프클럽부터 골프공의 변천사 등 골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이를 통해 MZ세대 '영골퍼'들의 예일에 대한 수요를 확인했다. 내년에는 예일의 마스코트인 불독 핸섬 댄이 새겨진 골프백과 골프웨어 등 스포츠 카테고리도 론칭할 계획이다.
주요 백화점에서도 MZ세대를 잡기 위해 예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재 예일은 스포츠 매장에 숍인숍으로 입점해있다. 내년에는 백화점 단일 매장을 낼 계획이다. 노 대표는 "패션 회사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큐레이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