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풍력·태양광 원스톱(일괄) 허가제를 도입한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 하지만 영국·프랑스 등 유럽에서 재도입을 추진 중인 원전은 여전히 탄소 중립 전환 업무 계획에서 빠져 있다. 탄소 중립에 원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문재인 정부는 끝까지 외면하고 있다.
28일 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 등 5개 부처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탄소 중립’을 주제로 내년도 업무 계획을 밝혔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 드라이브는 계속된다. 거주지에서 1㎞ 이상 떨어진 곳에만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도록 한 이격 거리 기준을 완화하고 태양광·풍력 원스톱 허가제를 도입한다. 댐 지역에는 수열·수상태양광의 보급을 늘린다.
하지만 무탄소 전원인 원전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탄소 중립에서 원전은 당장 활용 가능한 기술이고 재생에너지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 미래 에너지인데 무탄소 전원인 원전을 원천 배제하고 신재생에너지로만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다 보면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대형 원자로 6기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국은 대형·소형 원자로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네덜란드도 원전 2기를 추가로 증설하기로 했으며 폴란드는 자국 최초로 원전 건설 계획을 공표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내년 1월에 발표하는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우리 정부도 내년부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적용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 당장 내년부터 국민연금이 자금 지원 시 지표로 삼을 예정이다. 하지만 환경부가 지난 10월 내놓은 분류체계 초안에는 원전이 포함되지 않았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미국 에너지부는 그린수소 생산에도 원전을 활용할 계획인데 EU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이 포함되고 우리 녹색분류체계에서 빠지면 논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원전 대신 해양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기술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간헐성이 큰 신재생에너지의 특성상 안정적인 수소 생산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탄소 중립 특별법을 제정해 조선·철강·화학·기계업종 등 제조업 분야의 설비 및 공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특별 지원할 방침이다. 현 24만 대 수준의 무공해차를 적극적으로 보급해 내년에 50만 대 시대를 열기로 했다. 폐기물 감축을 위한 일회용컵 보증금제, 편의점 등에서의 비닐봉투 판매 금지도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