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생전에 이뤄진 부동산 거래에 6억 원대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자 이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배준현 송영승 이은혜 부장판사)는 29일 조원태 한진 회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서울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을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조 전 회장은 2002년 11월 별세한 아버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로부터 제3의 인물에게 명의신탁된 경기도 소재 약 1,700㎡짜리 땅을 상속받았다. 이후 조 전 회장은 2005년 명의수탁자에게 땅을 7억 2,000여만 원에 매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고 2009년 4월께 8차례에 걸쳐 매매대금을 받았다.
하지만 세무당국은 조양호 회장이 소유권 이전 등기 없이 명의수탁자에게 토지를 팔아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고 판단해 2018년 양도세 6억 8,000여만 원을 고지했다. 조 전 회장이 별세한 이후 상속권자인 유족들은 지난해 7월 양도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나 취소돼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재판부는 관련 규정에 비춰보건대 이 사건 토지를 양도한 시기는 2009년 4월”이라며 “조양호는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의도로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현행법상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은 5년이지만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하려 한 경우 10년으로 기간이 늘어난다.
조 회장 등 유족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