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간 분화하지 않은 일본 후지산이 올해 당장 폭발할 수 있다는 현지 지진학자들의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오랜 기간 분화하지 않은 만큼 강력한 힘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대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대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1일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에 따르면 나가오 도시야스 도카이대 해양연구소 객원교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후지산 주변에서 지진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조만간 후지산 분화가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지산은 300년간 분화가 일어나지 않아 내부에 강력한 힘이 축적돼 있다"며 "가까운 장래에 분화한다는 것은 화산학자 100명 중 100명이 동의하는 대목"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는 최근 잇다른 지진에 대해 일본 기상청이 “후지산 화산 활동과 관련이 없다"고 밝힌 것과 반대되는 해석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3일 오전 6시37분께 야마나시현 동부 후지고코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9시28분에는 와카야마현 기이스이도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또 일어났다.
화산학 전문가인 시마무라 히데키 무사시노가쿠인대학 특임교수는 "지난 3일 오전 야마나시현 동부에서 발생한 지진이 후지산 마그마의 유동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화산 폭발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후지산은 언젠가는 반드시 분화하고, 대규모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와다 다마카사 재해위기관리 어드바이저는 "후지산 관측시스템으로 화산이 분화하기 전에는 전조를 포착할 수 있다"며 "실제 폭발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분화가 일어난 뒤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당국 발표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무조건 달아나는 것이 살길이다"고 경고했다.
화산 분야의 저명학자인 가마타 히로키 교토대 명예교수 역시 후지산 폭발 위기가 2000년대 들어서 이미 두 차례 있었다며, 이번엔 분화가 상당히 임박해 있다고 경고했다.
후지산은 1707년 12월 16일 분화했다. 당시 도쿄에는 분화 후 2시간 만에 화산재가 내려앉기 시작해 약 2주에 걸쳐 2cm 두께로 쌓였다. 후지산은 이후 오랫동안 휴화산으로 분류됐지만 일본 전국의 화산 활동을 평가하는 화산분화예측연락회의 연구를 거쳐 1975년 활화산으로 지정됐다.
현재 후지산 지하 20km 지점에는 마그마가 대량으로 고여 있는 마그마류가 있다. 마그마가 움직이면 마그마류 상부 지하 15km 지점에서 작은 '저주파 지진'이 일어난다. 저주파 지진으로 마그마 유동성이 높아지면 더 강력한 진동을 일으키는 '고주파 지진'이 발생한다. 더 심해지면 지상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지진이 일어나고, 마그마가 지표로 솟구치며 분출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