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중앙선대위에서 주최한 청년간담회에 '스피커폰' 통화로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윤 후보가 당초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주최 측에서 참석자들에게 윤 후보가 올 것으로 안내하면서 오해가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소통본부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지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참석자들을 실망 시켜 드린 점에 대해 선거 관계자들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약 300명의 청년들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앞서 오후 4시 화상회의로 열린 전국 청년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측은 '윤석열 후보 참석 예정'이라고 안내한 뒤 참석을 당부했다. 그러나 윤 후보가 등장하지 않았고, 권성동 전 사무총장과 박성중 의원 등이 참석해 대화를 시작했다. "후보님이 나오신다 들었는데 대체 언제 나오시나"는 청년 질의에 권 전 의원은 스피커폰을 켜고 윤 후보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통화에서 윤 후보는 "윤석열 선대위는 청년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우리 다 같이 이깁시다"라고 짧게 말했다. 권 의원은 윤 후보의 발언이 끝나자 "예 감사합니다"라고 한 뒤 "박수"라며 청년들에 박수를 유도했다. 그러나 청년들 사이에서는 박수 대신 "아직도 정신 못차렸네"라는 한숨 섞인 목소리와 함께 고성과 욕설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장예찬 선대위 청년본부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행사는 청년 보좌역은 물론 청년본부 실무자 그 누구와도 사전 조율되지 않았다"라며 "박 의원의 공개 사과와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전했다. 곽승용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본부 청년보좌역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진행된 청년 간담회를 보고 청년보좌역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며 "청년들은 후보 교체를 원하고 있다. 이것이 제가 파악한 청년들 여론"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오후 8시께 입장문을 내고 “윤 후보 참석을 타진 중이었으나 실무자가 참석 예정으로 문자를 잘못 보냈다”며 “국민소통본부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스피커폰 참석’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해당 사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윤 후보는 "내가 참석을 안 했고 전화가 와서 나는 전화로 인사만 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참석자들이 화를 냈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오늘 일정이 하도 많아서 가기가 어려운데 시간이 되면 갈 수는 있다(고 한 것)"이라며 "파악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윤 후보는 밤 10시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드린다. 청년들의 비판 달게 받겠다"며 "저의 참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국민소통본부에서 참석 예정이라 공지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선대위를 해체하며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한 저를 반성하고 잘 하겠다 다짐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박성중 의원에게는 대통령 후보로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