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은 것은 로봇 개 스팟이다. 사람들이 오기 전 바다에 엎드려 있던 스팟은 BTS의 노래 ‘아임 온 잇(I’m on it)이 나오자 벌떡 일어났다. 스팟은 네 다리를 폴짝거리며 BTS의 춤사위를 따라했다. 한 다리를 들거나, 앞으로 몸을 굽히는 등 어려운 동작을 하면서도 완벽히 균형을 유지했다. 춤사위가 끝나고 사회자가 스팟을 설명할 때에는 관객들 앞으로 가서 고객을 까딱거리며 반려동물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은 다재다능한 모습을 선보였다. 작은 모니터 크기에 4바퀴가 달린 모베드는 각각의 바퀴에 인 휠(in-wheel) 모터가 달려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네 바퀴가 한 방향으로 움직여 제자리에서 돌기도 하고, 좌우로 바퀴를 기울이는 등 기존의 자동차들은 할 수 없는 동작들을 거뜬히 해냈다. 바퀴 별로 높이를 다르게 조절할 수 있어 언덕을 올라갈 때에도 차체가 수평을 유지했다. 음료 등을 실어도 내용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스팟처럼 한쪽 바퀴를 드는 ‘휠 드래그(wheel drag)’도 선보였다.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PnD(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PnD 모듈이 네 개 부착돼 사람이 타고 이동할 수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가 가장 무대 위에 올랐다. 조이스틱으로 퍼스널 모빌리티를 조종하자 퍼스널 모빌리티가 스르륵 무대 위를 미끄러져갔다. 퍼스널 모빌리티 역시 제자리에서 회전이 가능하고, 돌지 않고 옆으로 이동할 수 있어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로서 기능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물류를 옮길 수 있는 ‘로지스틱스 모빌리티’, 호텔 등에서 서비스에 사용되는 ‘서비스 모빌리티’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현대차는 이날 부스에서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한 메타버스 전시관도 꾸렸다. 전시관의 전후좌우를 로보틱스를 설명하는 디스플레이로 배치해 마치 메타버스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연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번 CES 2022에서 ‘자동차 회사’라는 정체성을 잠시 벗어던지고 전시관을 로보틱스 기술만으로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