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탈모 지원·노령연금·임플란트… 나랏빚은 누가 갚을 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일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체의 완전성이라는 측면에서 탈모가 건강보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탈모증으로 고민하는 유권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선심 공약이다. 지난해 탈모증으로 진료 받은 인원은23만여 명에 이른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에서 청년 탈모인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이 호응을 받기 시작하자 이 후보 측은 내친 김에 임플란트 지원 확대 공약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포퓰리즘 정책을 마구 쏟아낸 이 후보는 노령연금 감액 제도 개편도 공약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는 노인에게도 노령연금을 삭감하지 않는 쪽으로 손을 보겠다는 것이다. 또 전남 곡성을 찾아서는 “가구당 연 60만 원의 농업수당으로는 부족하다”며 ‘농민기본소득’ 보장도 약속했다.



표현을 바꿔 국민을 현혹하는 행태도 점입가경이다. 이 후보는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원하는 지원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의 소비쿠폰”이라며 지난해 반대 여론에 밀려 접었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다시 꺼냈다. 이에 앞서 국토보유세도 철회를 시사했다가 ‘토지이익배당금제’로 둔갑시켜 도입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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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나랏빚 관리는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민주당 일각에서는 소상공인 손실 보상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100조 원 규모로 추가경정예산안을 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임플란트 지원 확대, 노령연금 감액 제도 개편, 농민기본소득 보장 등에도 막대한 재정 투입이 예상된다. 그러잖아도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건보 적립금이 2024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판국에 탈모·임플란트 공약에까지 재정 지출이 추가된다면 건강보험의 파국은 더 앞당겨질 것이다. 올해 누적 국가 채무는 전망치 1,064조 원에 추경 편성까지 더해지면 1,100조 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나랏돈을 쌈짓돈처럼 써 국가 채무를 눈덩이처럼 늘리는 것은 그 빚을 갚아야 할 미래 세대에 큰 죄를 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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