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미지센서 공정 불량 '확' 줄인 마법의 소재, 국내 중소 기업이 만들었다

박성균 엠티아이 대표 인터뷰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엠티아이 본사./사진제공=엠티아이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엠티아이 본사./사진제공=엠티아이




"엠티아이만이 할 수 있는 소재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박성균 엠티아이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세상에서 유일한 반도체 소재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엠티아이는 이미지센서 제조에 활용하는 화학 소재 '맥-시리즈(MAC-Series)'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에는 이미지센서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엠티아이만의 아이디어가 숨어있다.

삼성전자 2억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1./사진 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2억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1./사진 제공=삼성전자


이미지센서는 각종 전자기기의 '눈'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이다. 카메라 렌즈로 들어오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저장하거나 연산 장치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오늘날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달로 각종 전자기기들이 이미지를 활용한 연산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지센서 시장 확대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센서 물량이 증가하면서 센서 제조사들의 최우선 과제는 '생산성'이 됐다. 더 많은 칩을 불량품 없이 생산할수록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서 더 저렴한 값에 품질 좋은 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엠티아이의 맥-시리즈. 맥-SP가 이미지센서 전공정과 후공정 사이에 도포하는 보호 코팅층이고, 맥-RM은 공정 완료 후 코팅층을 제거하는 화학 물질이다. 엠티아이는 세계 시장에서 유일하게 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사진 제공=엠티아이엠티아이의 맥-시리즈. 맥-SP가 이미지센서 전공정과 후공정 사이에 도포하는 보호 코팅층이고, 맥-RM은 공정 완료 후 코팅층을 제거하는 화학 물질이다. 엠티아이는 세계 시장에서 유일하게 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사진 제공=엠티아이


엠티아이는 이미지 센서 제조사가 칩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독자 개발한 맥-시리즈를 제공한다.

맥-시리즈는 동그란 웨이퍼 위에 이미지센서 미세 회로를 만드는 전(前)공정, 완성된 칩을 자르고 포장(패키징)하는 후(後)공정 사이에 임시로 코팅하는 보호 코팅층이다.



그간 이미지 센서 제조사들은 후공정 작업 중에 칩 표면에 이물질이 묻어 다 만든 제품을 버려야 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맥-시리즈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보호층이다. 전공정 직후 웨이퍼 위에 '맥-SP'를 웨이퍼 표면에 골고루 도포해 후공정을 진행하면, 센서 안으로 각종 이물질이 파고드는 치명적인 결함을 원천차단할 수 있다.

관련기사



후공정 중 칩이 긁히거나 손상되는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후공정 과정 중에는 칼날로 둥근 웨이퍼를 개별 사각형 칩으로 자르는 과정(다이싱)이 있다. 센서를 자르다 보면 칩에 흠집이나 손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코팅층이 창을 상대하는 방패 역할을 하면서 이 문제를 원천차단할 수 있다.

깔끔함 또한 장점이다. 모든 공정이 끝나면 보호층을 떼어내는 '맥-RM(리무버)'으로 깨끗하게 없앨 수 있다. 보호층을 제거한 이후에도 화학적 결함이 없고, 이미지센서 기능이나 회로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게 엠티아이 설명이다.

박 대표는 맥-시리즈가 이미지센서 공정에서 두 가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첫번째는 고객사의 센서 생산성이 '상당히'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2017년 이 코팅층을 적용하기 전까지 매우 낮았던 주요 고객사의 이미지센서 생산성이 제품 적용 이후 100%에 가까워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신했다.

두번째는 공정 혁신이다. 박 대표는 보호막을 씌우고 벗겨내기 위한 새로운 장비와 공정을 기존 라인에 포함시킨 것이 큰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정과 소재는 세계에서 유일한 독점 특허·독점 생산·독점 공급 체제라는 점이 포인트다.

그는 이 작업을 해내기 위해 고객사를 설득하고,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인고의 과정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에서 여태 적용되지 않았던 소재와 장비를 기존 공정에 도입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박 대표는 "약 3년여 시간동안 고객사 조건을 맞추기 위해 1,200번 넘는 실험을 진행하며 소재를 개발, 22개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변화를 주면서 고객사의 불편을 해소시킨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엠티아이의 매출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 소재가 본격적으로 주요 고객사에 납품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불과 5년 사이 매출액 증가율이 160%를 넘었다. 제품 성공 사례가 쌓이면서 해외 곳곳의 이미지센서 제조사 및 패키징 업체에서 협력 러브콜이 쏟아지도 있다.

엠티아이는 지난해 정부가 선정한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도 선정돼 국가의 투자를 받게 됐다. 이 예산으로 생산 설비 확대, 연구개발 인원 확충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상당히 적극적이다. 국내 소부장 기업과 협력해서 차세대 칩 절단 방식인 레이저·플라즈마 소잉(Sawing) 방식에 대응할 보호층 소재, 친환경 원료를 활용한 차세대 맥-시리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성균 엠티아이 대표./사진제공=엠티아이박성균 엠티아이 대표./사진제공=엠티아이


박 대표는 "단순히 외산 제품 국산화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 수 있는 강소기업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엠티아이만의 고유함을 추구하면서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계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해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