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5일 중국 측에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불참하겠다는 의사까지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기 말 종전 선언을 성사시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도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은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중국 국가체육총국에 편지를 보냈다”며 “적대 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 상황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적대 세력들의 책동이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년 도쿄 올림픽 불참을 이유로 올해 말까지 북한올림픽위원회(NOC)의 자격을 정지한 징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림픽 불참의 명분을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으로 돌리면서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통신은 “전통적인 조중(북중) 친선의 강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발표로 북한의 우방인 중국을 지렛대로 종전 선언을 끌어내려던 문 대통령의 구상도 어그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미국과 서방세계의 잇따른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에 거리를 둬온 문 대통령 역시 올림픽에 직접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문 대통령은 대신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온다.
한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전화로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외교부는 이들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이 동북아와 세계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