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반도체서만 95조·스마트폰은 100조 회복…"위기에 더 강했다"

■삼성전자 연매출 사상 최대…공급난 뚫고 역대급 실적

메모리·비메모리 모두 '기대 이상'

갤S21·폴더블 인기로 IM도 반등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2% 껑충

디스플레이·가전도 성수기 공략 주효

전사적 SCM으로 위기 극복 빛발해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매출’과 ‘역대 3위 영업이익’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2021년을 마무리 지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같은 거시적 불확실성에도 역대급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불러온 반도체 특수 때문이다. 팬데믹 이전에도 공급망 관리에 사활을 걸었던 사풍(社風) 역시 모바일과 가전사업부의 호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 330조 원, 영업이익 68조 원을 달성해 ‘300·60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7일 지난해 4분기 매출 76조 원, 영업이익 13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간으로 보면 매출은 279조 원, 영업이익은 51조 5,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흔들림 없는’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이번 실적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슈퍼 사이클)였던 지난 2017~2018년보다도 매출 규모가 커 업계는 물론 증권가에서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날 공개된 4분기 실적을 1년 전과 비교하면 놀라운 실적 상승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에 비해 23.4%, 영업이익은 52.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한 해 매출이 280조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기업이라는 점에서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메모리 초격차 입증…非메모리도 약진


이처럼 이례적인 결과가 나온 배경에는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가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만 9조 3,000억 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26조 원으로 추산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략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각각 6조 1,000억 원, 2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언급했듯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데이터센터 서버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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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장에 공급량이 늘면서 수익성은 다소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시안을 봉쇄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 공급사에 더 긍정적이고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므로 지난해 4분기에 다소 나빴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해 2분기부터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최근 수년간 역점을 두고 경쟁력 강화에 나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서도 예년보다 좋은 성과를 거뒀다.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사업이 속한 시스템LSI사업부가 5,000억~6,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퀄컴과 엔비디아·IBM 등 주요 고객사의 주문이 증가해 파운드리 영역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양쪽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삼성전자 DS 부문은 연간 매출 95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매출 100조 회복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도 역대급 실적에 힘을 보탰다. 증권가는 IM 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 27조 2,000억 원, 영업이익 3조 1,000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107조 원대로 추산돼 100조 원대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2012년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한 후 꾸준히 지켜오던 매출 100조 원대는 2020년 ‘갤럭시S20’ 판매 부진 등으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10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IM 부문의 매출 100조 원대 회복에는 갤럭시S21과 갤럭시Z 시리즈의 역할이 컸다. 실제 지난해 갤럭시S21 시리즈의 조기 출시로 지난해 1분기 매출은 29조 2,100억 원, 영업이익은 4조 3,9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분기 실적 중 가장 높은 성과다.

디스플레이(DP)와 소비자가전(CE)도 연말 성수기를 효과적으로 공략한 덕분에 각각 매출 10조 원과 15조 6,000억 원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은 각각 1조 4,000억 원과 9,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 분야는 전 산업을 휩쓴 공급난에도 전사 차원에서 관리하는 공급망관리(SCM) 시스템 덕분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


이수민 기자·노현섭 기자·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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