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 역할로 열연했던 배우 강동원이 9일 오후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강 배우는 9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배 여사의 빈소를 홀로 찾았다. 그는 조문을 마치고 나와 "소식을 듣고 놀라서 바로 찾아왔다"면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비통한 마음"이라고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강 배우는 "올해 꼭 찾아뵙기로 했었는데 정신이 없어서 찾아뵙지 못하고 통화만 몇 차례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못 봬서 죄송스럽고 마음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조문을 마친 강 배우는 다른 조문객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식사하는 등 약 20분간 빈소에 머물렀다. 호상을 맡은 우상호 의원과 빈소에 머물고 있던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한자리에 앉아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강 배우는 영화 '1987'에서 이 열사 역으로 출연한 이후 이한열기념사업회에 익명으로 2억원을 특별후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전한 바 있다.
같은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 김태리도 조문을 위해 드라마 촬영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박종철 열사 32주기 추모제에서 영화 '1987' 팀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배은심 여사는 6월 민주항쟁 도화선이었던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이자 평생 민주화운동에 힘쓴 인물이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배 여사는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6월 9일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아들의 뒤를 이어 민주화운동에 일생을 바쳤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해 민주화 시위·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힘을 보탰다.
배 여사는 최근 지병이 악화돼 치료를 받고 있었다. 전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눈을 뜨지 못하고 이날 오전 조선대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82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