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의견과 피드백을 수용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그들과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기업 보고서를 만들 것입니다.”
박기현 (54)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장은 11일 서울경제와 만나 개인 투자자 친화적인 보고서 발간을 강조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은 이달 6일 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시가총액 5,000억 원 미만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특화 리서치센터를 설립했다. 2012~2020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30여 년 가까이 기업 분석을 해온 박 센터장은 개인 투자자의 정보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절실함을 갖고 초대 센터장직을 맡았다.
박 센터장은 “증권사에서 일하면서 개인들이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없이 소위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개인 투자자에게는 재산을 늘릴 기회를 주고 중소형 기업에는 자금 조달을 마련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센터가 사익을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 단체인 만큼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고서를 담보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그간 국내 증권사 기업보고서는 기업과의 관계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매수’ 일변도였기 때문에 기업의 리스크 요인을 찾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반면 센터는 비영리 법인이라 기업의 장점과 리스크 요인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줄 수 있는 토대가 있다”고 확신했다.
박 센터장은 3월 첫 보고서 발간을 목표로 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에는 개별 기업에 대한 매수·매도 의견 및 목표 주가는 배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센터장은 “개인 투자자에게 더 많은 기업의 정보를 전달하는 게 센터 설립 목적”이라며 “다민 재무 지표와 밸류에이션 적정 수준 등 투자자의 선택에 도움이 될 내용들은 포함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 전 세계가 금리 인상기에 돌입하는 점을 고려할 때 중소형주 옥석 가리기가 한층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저금리를 발판 삼아 펀더멘털보다 미래에 대한 높은 기대로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형성한 중소형 성장주는 금리가 올라가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박 센터장은 “금리 인상기에 중소형주 투자는 더 쉽지 않기 때문에 장점보다 기업의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공부하는 스마트한 투자자가 돼야 한다”며 “기업의 주가가 고점인지, 산업적인 측면에서 성장기에 있는지, 수급적인 부분 등 고려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저울대에 올려놓고 체크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올 한 해 힘든 장을 예상하면서도 IT 업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IT주는 국내 대표 산업군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고 공급난 이슈 등으로 이미 충분히 조정을 받았다”며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등 신산업과도 연관성이 높아 유망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