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차기 회장을 뽑는 절차에 본격 돌입한다. 지난 2012년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취임 이후 10년 만의 그룹 수장 교체를 앞둔 만큼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유력 차기 회장 후보로는 함영주·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르면 12일 첫 회동을 하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일정을 논의한다. 이번 회동은 20명 안팎의 내외부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하기 위한 일정을 조율하려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따르면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고 대표이사 회장은 연임 의사가 없는 경우에 한해 위원이 될 수 있다. 현재 회추위는 위원장인 허윤 서강대 교수를 포함해 총 8명이다. 김 회장이 이번 회추위 논의에 합류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빠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만 70세인 김 회장은 하나금융 내부 규범상 연임이 불가능하다. 현재 규정상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연임 의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차례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차기 회장 주요 후보로는 함 부회장과 지 부회장, 박 은행장 등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함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함 부회장은 지난해 회장 선임 과정에서 4명의 최종 후보군(쇼트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통합한 뒤 초대 행장을 맡았고 그룹 부회장으로 재직하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 두 건이나 있어 법률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함 부회장은 채용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다음 달 1심 재판 결심을 앞두고 있고,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것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 부회장도 하나은행장 재직 시절 발생한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 당국의 제재 결정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