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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 올리며 대선 앞 ‘가불 추경’, 선 넘은 엇박자 정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또 올렸다. 두 차례 연속 인상은 14년 만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1.50%가 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으로 볼 때 연내 한 번 이상 더 올릴 게 확실하다. 연쇄 인상은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가계 대출 1,744조 원 중 74.9%가 변동 금리로 0.25%포인트만 올라가도 대출이자는 3조 2,000억 원 불어난다. 지난해 8월 이후 금리 상승분(0.75%포인트)을 감안하면 10조 원 가까이 치솟는다. 반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1년 7개월 만에 하락했다. 빚을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들은 이중 타격을 받게 됐다. 기업의 부실은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이후 3월까지 상환이 유예된 중소기업 등의 대출 원리금은 200조 원을 훨씬 넘는다.



한은이 돈줄을 조이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딴 세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4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여당에 선물로 내놓았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경안을 편성하는 것은 관권 선거 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2020년 4월 총선 직전 전 국민 재난지원금 14조 원 지급 약속과 2021년 4월 재보선 직전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5조 원의 추경 편성 등 ‘악성 포퓰리즘’ 정책을 계속 펴면서 죄책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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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초유의 60조 원 세수 추계 오류도 모자라 세계잉여금이 생기면 해당 연도에 발행한 국채를 먼저 갚아야 한다는 국가재정법 제90조 원칙도 버렸다. 게다가 정부가 내세운 초과 세수는 4월 결산 전 활용이 불가능해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전형적인 ‘가불 추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한 술 더 떠 “또 조금만 했더라. 찔끔찔끔 소액으로 해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규모 증액을 예고했다. 여당은 그동안 25조~30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주장해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회색 코뿔소로 비유되던 잠재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긴축발 퍼펙트스톰이 눈앞인데도 우리는 부실 쓰나미를 막을 방파제를 전혀 준비하지 않고 외려 나랏빚을 늘릴 궁리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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