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보증금 돌려줄테니 떠나라"…HDC현산 보이콧, 전국 번지나

16일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재건축조합, 건설사 현수막 사이로 현대산업개발 반대 내용을 담은 한 단체의 현수막이 보인다. /연합뉴스16일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재건축조합, 건설사 현수막 사이로 현대산업개발 반대 내용을 담은 한 단체의 현수막이 보인다. /연합뉴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퇴출 요구 목소리가 경기 안양시 등 수도권으로 옮겨오고 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 경쟁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광주 붕괴 사고 직후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신' 글들이 게시됐고, 현대아파트 단지 내 곳곳에는 현산의 시공사 입찰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게시됐다. 한 조합 모임 명의 현수막에는 '보증금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달라' '재산과 목숨을 현산에 맡길 수 없다' 등 요구도 담겼다.

이에 현산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 문구의 현수막으로 사업 참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일대 6만2천557㎡에 지하 3층∼지상 32층, 1305가구 규모의 공동 주택이 들어서는 사업이다. 조합은 오는 2월5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4일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시공사 선정 입찰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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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은 이번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인해 기존 수주 단지에서 현산 배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다 일부 아파트에선 '아이파크' 브랜드를 떼려는 반응까지 나타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사고 직후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에 시공계약 해지를 검토하겠다고 통보했고, 서울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들어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일부 조합원들은 아이파크 브랜드명을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이 조만간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문 발표 등의 형식을 통해 거취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은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2일 사고 현장으로 내려가 사고 수습 현장을 지휘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해왔다. 이후 주말인 전날 서울 자택으로 돌아와 수습책과 함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한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퇴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붕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 회장의 결단 없이는 대국민 신뢰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이유로 정 회장이 건설사 경영에서 손을 완전히 떼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미 HDC현대산업개발은 유병규·하원기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지만 정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여전히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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