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선 관리 ‘기울어진 운동장’… 대놓고 편파 관권선거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3년 임기가 24일 만료되는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의 사표를 반려한 후 비상임위원으로 잔류하도록 했다. 상임위원이 임기를 마친 뒤 비상임위원으로 이어가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중앙선관위 출신으로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 특보를 지낸 조 위원을 남겨둬 선거에 계속 영향력을 미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원장인 노정희 대법관은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몫으로 추천된 문상부 중앙선관위원 후보자 임명에 제동을 걸고 있다. 현재 8명의 중앙선관위원 중 친여(親與) 성향 위원 7명으로만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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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관리의 책임을 맡은 부처인 법무부의 박범계 장관과 행정안전부의 전해철 장관이 모두 여당의 현역 의원이라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큰 선거를 앞두고 선거 관리 부처 각료들을 모두 여당 의원으로 채운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검찰·경찰과 21일 출범 1주년을 맞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정치 중립과 독립성을 상실해 “정권 수호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의혹’의 윗선으로 거론되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관련된 수사에 주력하면서도 이 후보와 관련된 ‘대장동’ 수사는 외면하고 있다.

공영방송도 공정 보도 의무를 저버리고 여권을 노골적으로 편들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MBC는 유튜브 채널 촬영기사가 야당 대선 후보의 아내와 사적으로 통화한 녹음 자료들을 그대로 내보내면서도 여당 후보와 관련된 욕설 녹음은 공개하지 않았다. KBS도 야당 후보 깎아내리기와 여당 후보 감싸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립적으로 운영돼야 할 기관들이 친여 인사들에 의해 장악되는 바람에 선거판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 사상 유례없는 편파적 관권 선거를 치르게 될 상황이어서 부정선거 논란 후유증이 우려된다. 깨어 있는 유권자들이 불공정한 선거 관리와 보도에 휘둘리지 말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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