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협의체) 정상회의에 맞춰 올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다. 22일 마이니치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화상으로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양국 정상의 정식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전화 통화를 했고 11월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대면하기는 했지만 정식 회담은 아니었다.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쿼드 정상회의를 일본에서 개최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 기간에 맞춰 일본을 찾아줄 것을 요청했다. 마이니치는 미 행정부 관료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올봄 후반에 일본을 공식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도 이후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과 함께 쿼드 정상회의를 일본에서 개최한다는 생각을 밝혔고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한국과 보조를 맞춰 북한 문제에 관해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국 신장 지역과 홍콩의 인권 문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이슈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외교·국방장관 2+2 회의체 외에 외교·경제장관이 참여하는 ‘2+2 경제정책협의회’ 신설에도 합의했다.
다만 마이니치는 기시다 총리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미국이 복귀할 것을 요청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대한 답을 피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바이든 정권은 TPP 복귀가 아닌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제판 2+2 등을 통해 양국이 그리는 노선 차이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PEF는 지난해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것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