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클루주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소장이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었다며, 유럽에서 종식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클루주 소장은 23일(현지 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일종의 팬데믹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는 3월까지 오미크론이 유럽인의 60%를 감염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럽을 휩쓸고 있는 오미크론의 급증세가 진정될 경우 대부분이 백신과 감염으로 인한 면역력을 갖추게 되는 만큼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전 세계적으로 면역력을 갖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루주 소장은 "코로나19가 연말에 다시 유행하기 전까지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팬데믹이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AFP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와 비교해 덜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제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절 독감처럼 바뀐다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와 유사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월 중순까지 대부분의 주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상황이 좋아 보인다. 과신하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영국, 이스라엘의 오미크론 확산 패턴을 보면 (확진자가) 정점을 찍은 뒤 급격하게 하락했다"며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은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정점을 지나 감소하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앞서 WHO 아프리카지역 사무소도 오미크론으로 인해 4차 파동이 일어난 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감했으며, 사망자 수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우려 요소는 남아있다. 오미크론이 광범위하게 퍼진 것처럼 다른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클루주 소장은 코로나19를 엔데믹(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고려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는 우리를 한 번 이상 놀라게 했던 만큼 우리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