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지난 해 인수합병 건수가 지난 십년을 통틀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독점법과 관련해 빅테크의 인수합병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23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는 금융 데이터 플랫폼 딜로직 통계를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난해 인수 건이 5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아마존이 29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2건을 기록해 세 회사 모두 최근 10년 간 사상 최대"라며 이 같이 보도했다. MS와 알파벳은 금액으로도 각각 257억 달러, 220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 10년 중 최대 규모를 보였다.
지난 해 리나 칸 FTC 위원장이 취임한 뒤 빅테크를 향해 반독점 칼날을 겨누고 있지만 오히려 이들 회사의 인수합병 건수는 늘어난 셈이다. 이에 빅테크와 FTC 간 마찰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CNBC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빅테크들이 FTC가 거래를 저지할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를 두고 에릭 고든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행정부가 새로운 선례를 만들기 전에 기업들이 거래를 성사시키고자 많은 주의를 기울인 결과"라며 "하나의 선례가 나오면 법원에서는 선례를 따르기가 쉬워진다"고 분석했다.
FTC는 이들 기업에 법적인 대기 기간이 지나도 FTC는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는 FTC가 합병 후에도 소 제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빅테크 역시 수십명의 변호사를 고용하며 법적 다툼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이 MGM 스튜디오를 인수하거나 MS가 비디오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건은 이동통신업계처럼 제한된 경쟁자가 자신들의 점유율이 작아진다고 다툴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칸 위원장은 이를 증명해야 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이를 통해 반독점법 해석이 최근의 자본주의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사법당국을 설득해내야 한다. FTC는 지난 주 큰 규모의 인수 거래 건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건이 시범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