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5일 코스피 입성을 노리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에너지 및 친환경 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성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보유 중인 1조 8,000억원의 현금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하는 3,000억원 등을 전력 및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자원화 등 6대 신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던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의 회사 지분은 보호 예수 기간이 끝나더라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김창학(사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25일 온라인 IPO 간담회를 열고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은 2024년부터 의미있는 매출이 나와 2030년에는 기존 플랜트와 건축, 신사업 매출 비중이 각각 33%가 되도록 사업 개선을 계획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에 따라 변동성이 큰 수주 산업인 플랜트와 건축에서 현재 매출이 절반씩 나오고 있는데 IPO를 발판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얘기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시한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은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전력 생산 △이산화탄소(CO2)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 등 크게 6가지다. 플랜트 사업 경쟁력이 높은 데다 현대차그룹과 적극적 협업이 기대돼 2025년 신사업들의 매출 비중이 1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공모를 통해 마련한 자금도 신사업에 우선 투자한다고 전했다. 폐플라스틱 자원화에 5,300억 원, CO2 자원화에 3,500억 원을 투자하고 6,000억원 이상을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투입한다. 김 대표는 “2030년까지 (신사업에) 3조 원의 투자 계획을 마련했다” 면서 “공모자금 뿐 아니라 보유 현금 등도 투입, 수주산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IPO가 신주 모집(400만주·25%) 보다 정의선 회장 등이 보유한 구주 매출(1,200만 주·75%)에 쏠려 있는 데 대해 “현재 1조 8,000억 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신주 발행의 필요성이 낮다” 면서 “재무구조와 성장성을 고려하면 신사업을 하더라도 보유 현금과 수익금으로 충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의선 회장의 구주 매출 이후 잔여주식(356만 1,308주, 지분율 4.5%)에 대해 김 대표가 "6개월 후 보호예수 물량의 매도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여 정 회장이 상당 기간 지분을 보유하면서 회사 성장에 기여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26일까지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설 연휴 직후인 2월 3~4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 나선다. 공모 희망 범위는 5만 7,900~7만 5,700원으로 공모 주식 수는 1,600만 주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KB증권·골드만삭스이며 현대차증권과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삼성증권 등이 인수단으로 일반 청약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