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3번 연속 금리인상 후 대차대조표 축소, 다시 금리인상 가능성”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소식에 오름세를 탔지만 결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하락 마감했는데요. 나스닥이 1.40% 떨어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022%, 0.54% 내렸습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환산 기준 6.9%로 전망치(5.5%)를 크게 웃돌면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일부 가셨지만 긴축에 관한 불확실성이 더 컸습니다. 오늘은 어제 FOMC에 대한 월가의 반응을 추가로 전해드리면서 달라진 금리인상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연준, 시장의 금리인상 전망 틀렸다고 말 안 할 것”…“연속 금리인상 배제 안 해”


미 경제 방송 CNBC의 연준 담당 기자인 스티브 리스먼은 “시장이 오늘 아침에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였다”며 “파월은 연속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횟수에 제한을 두지도 않았다. 대신 그는 인플레이션에 큰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파월 의장이 더 많은 금리인상 가능성과 함께 회의 때마다 금리인상이 불가능한 것도 아닌 것처럼 했다고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같은 맥락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런 전망이 틀렸다거나 과하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월가에서 예측해 온 “모든 회의에서의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것에 충실했던 셈인데요.

물론 “모든 회의에서 다 할 수도 있다”는 게 “모든 회의에서 다 올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식으로 여지를 남김으로써 시장에 연준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정말로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는 점입니다.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확률·통계가 시험에 나오느냐고 물었을 때 “아니다”라는 답을 하지 않고 “전보다는 범위가 넓을 수 있어”라고 한다면 해당 부분을 공부 안 할 수 없겠지요. 그에 비례해 부담도 커집니다.

1월 FOMC 후 달라진 시장의 금리인상 전망. 3월부터 3번 연속 금리인상 가능성을 책정하고 있다. /CNBC 방송화면 캡처1월 FOMC 후 달라진 시장의 금리인상 전망. 3월부터 3번 연속 금리인상 가능성을 책정하고 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실제 시장은 1월 FOMC 이후 금리인상 횟수 전망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에서 보는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은 5회인데요. 3월 100%를 시작으로 5월에 2번째 금리인상이 있을 확률이 76%, 6월에 3번째 인상 가능성은 66%, 9월 65%, 12월 다섯번째 인상 확률이 59%입니다. 이렇게 보면 3월부터 3번 연속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추가로 봐야 할 부분은 6월과 9월 사이에 7월 FOMC가 있다는 점인데요. 이 때는 한 번 쉴 수 있는데 이건 6월과 9월 FOMC 사이에 양적긴축(QT)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CNBC의 분석입니다. QT도 금리인상 효과가 있지요.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미국 금리전략 리서치 헤드는 “금융시장이 괜찮고 채권시장이 연준이 올해 6~7회의 금리인상이 가능할 수 있는 반응을 보인다면 연준은 이를(6~7회 인상) 받을 것”이라며 “최소한 연준은 그것(6~7회 인상)이 틀렸다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시장이 연준의 긴축을 얼마나 소화하느냐에 따라 6~7회 금리인상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는 또 여기에는 3월 첫 금리인상 때 0.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포함된다고 했는데요. 연준이 물가잡기에 상당히 뒤쳐졌기 때문에 시장이 공격적 긴축을 가격에 반영하면 할수록 연준 입장에서는 이를 안 따라갈 이유가 없다는 거죠.

“연준, 열린 가능성이 변동성 키워”…“최소 3월 FOMC 때까지 불확실성 지속”


궁금한 것은 증시입니다. 월가에서는 1월 FOMC에서 보여준 파월 의장의 매파적 성향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CNBC는 “연준의 강경한 어조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의미하며 더 많은 변동성이 앞에 놓여있다는 점을 뜻한다”고 했는데요.



다이앤 스웡크 그랜드 손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은 인플레를 뒤쫓고 있으며 패닉상태”라며 “파월의 발언은 처음 나온 성명서보다 매파적이었고 그것은 현재 연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봤습니다. 이어 “올해는 매우 변동성이 큰 한해가 될 것이고 여기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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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앞서 설명드린 대로 파월 의장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모호하게 남겨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모호함을 두고 “파월은 어제 3월에 인상한다고 안 했다”거나 “파월은 매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린다고 말한 적 없다”고 보면 곤란한데요. 파월이 구체적으로 이 같은 워딩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말이 이런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있고 그것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한 달 내내 바쁘다고 한다면, 정말로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십중팔구 만날 생각이 없다는 뜻이죠. 이를 두고 “거절한 적이 없다”고 해석하면 상황을 잘못 읽는 겁니다.

파월 의장이 열린 결말을 제시함으로써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연합뉴스파월 의장이 열린 결말을 제시함으로써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연합뉴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1월 FOMC에서 그의 재임 이래 가장 매파적이었다”며 “파월은 연속적으로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장에 알려주려는 의도가 명확했다”고 평가했는데요.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카론은 “대차대조표에 대해 파월 의장이 명확히 말하지 않은 것이 주요 불확실성이 되고 있다”며 “적어도 3월 FOMC 때까지는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BMO의 금리 전략가 벤 제프리 역시 “파월 의장은 회의 때마다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나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았으며 그런 생각에 찬물을 끼얹지도 않았다”며 “그래서 그가 매파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파월 의장의 열린 결말이 지닌 의미에 대해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반드시 6~7회의 금리인상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론을 열어놨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연준, 경기침체 피할 수 있을까?”…국채수익률 평탄화·28일 PCE 지표 주목해야


예상보다 좋았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에도 여전히 시장에서는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인플레 대응에 늦은 연준이 급격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경기침체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계속되는데요.

이날도 스리 쿠마르 글로벌 전략의 스리 쿠마르는 연준이 경기침체 없이 금리를 올릴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며 “연준은 성공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연준은 계속해서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반복했고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장은 변동성이 크다”며 “금리를 0.25%포인트, 0.5%포인트 중 얼마를 올릴 거냐는 질문에도 파월은 답하지 않았고 대차대조표에 관해서도 (구체적인 답이) 아무 것도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당장은 28일 나올 PCE 물가지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AFP연합뉴스미국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당장은 28일 나올 PCE 물가지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AFP연합뉴스


그는 단기 금리인상을 반영해 2년 국채금리가 치솟고 장기적으로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고려해 10년 물 금리가 내려가면서 역전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는데요. “이것은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어제와 오늘 2년물 국채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수익률 평탄화가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는 28일 나올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중요하겠습니다. 이 숫자를 보면 앞으로 연준이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1월 FOMC에서 파월이 세게 나온 이유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도 있을텐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PCE 지표는 연준이 선호한다는 점에서 중요해졌다”고 했습니다.

확실한 건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인데요. 바우포스트 그룹의 세스 클라만 공동창업자는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악화할지는 알 수 없지만 급등하는 물가와 그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이 금융시장에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전벨트를 꽉 매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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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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