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오일머니 앞세운 슈퍼골프리그, PGA 투어 각개격파 ?

전 세계 1위 웨스트우드·존슨, 사우디와 비밀 계약

미컬슨 “세계 100위 이내 대부분 합류 제안 받아”

사우디 인터내셔널 프로암 대회에서 샷을 날리고 있는 더스틴 존슨. /아시안 투어 홈페이지사우디 인터내셔널 프로암 대회에서 샷을 날리고 있는 더스틴 존슨. /아시안 투어 홈페이지




막대한 오일 머니를 앞세워 세계 골프 판도를 재편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슈퍼골프리그(SGL)와 기득권을 지키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물밑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PGA 투어는 슈퍼골프리그에 합류하는 선수를 제명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일부 선수는 돈의 유혹에 넘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전 세계 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더스틴 존슨(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비밀 계약을 맺은 것이다.



웨스트우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리는 아시안 투어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공식 기자회견에서 슈퍼골프리그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우디와 계약 내용을 일절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했다”면서 “슈퍼골프리그에 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이 3일(한국 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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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도 비밀계약 사실을 말했다. 그는 슈퍼골프리그 합류 제안을 받았냐는 질문에 “비밀을 유지하는 계약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언 폴터(잉글랜드)가 슈퍼골프리그 합류 대가로 3000만 달러를 제안 받았다는 소문이 있는데 비슷한 금액을 제시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비슷하지는 않다”며 웃었다. 제안 받은 건 인정한 셈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안 투어를 앞세워 PGA 투어와 DP월드 투어(옛 유럽 투어)가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세계 남자 골프 지형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대주주인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0월 향후 10년간 2억 달러를 아시안 투어에 투자하기로 했다. LIV 골프 인베스먼트의 대표는 그레그 노먼(호주)이다.

이번 시즌 아시안 투어 개막전인 사우디 인터내셔널에는 웨스트우드, 존슨, 폴터 외에 브라이슨 디섐보, 잰더 쇼펄레, 패트릭 리드, 버바 왓슨, 케빈 나(이상 미국) 등이 출전했다. 특히 필 미컬슨은 오랜 인연을 맺어온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을 외면하고 사우디행을 택했다. 같은 기간 열리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은 유명인과 프로 선수들이 함께 경기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큰 인기를 누렸지만 올해는 톱 랭커들이 대거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가는 바람에 초라해졌다. 세계 랭킹 20위 이내 선수 중에서는 4위 패트릭 캔틀레이와 15위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정도만 참가한다.

미컬슨은 “세계랭킹 100위 이내 선수 대부분은 슈퍼골프리그에서 뛰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슈퍼골프리그가 PGA 투어 선수들을 각개격파하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유명 선수들에게 거액의 초청료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캔틀레이는 “나는 페블비치가 좋다”면서도 “사우디가 제시한 돈은 꽤 구미가 당긴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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