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후원금 모금’ 의혹을 받고 있는 프로축구단 성남FC에서 후원금 모집 업무를 맡았던 직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과거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면서 이 후보의 측근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서울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2015~2017년 성남FC 홍보실 팀장으로 근무했던 A씨는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다. A씨는 이 후보의 2008년 총선·2010년 지방선거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던 이기원 경기도축구협회 부회장(당시 성남시축구협회 부회장)의 조카다.
그는 2011년 2월에는 성남시설관리공단(현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8급 주차관리원으로 채용됐는데, 이 부회장과의 관계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특혜 채용’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일반적인 공기업의 채용방식과는 달리 필기시험 없이 서류와 면접전형만으로 입사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A씨를 기억하고 있는 한 공사 관계자는 “공사 내부에선 A씨가 ‘이기원 부회장 빽으로 들어왔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A씨가 유동규 본부장을 ‘형’이라고 불렀던 기억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공사에서 관용차량 운전기사를 하다 삼촌인 이 부회장이 2012년 성남시 인조잔디공사 비리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던 중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성남시 인조잔디공사를 특정업체가 수주할 수 있도록 업자에게 공무원들을 소개시켜주는 등 입찰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벌금 700만원을 확정 받았다. 1심은 “이 부회장은 평소 성남시 행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났었다”고 판시했다. 이 후보가 변호사 시절 몸담았던 법무법인 새길 변호사들이 이 부회장의 변호인으로 선임계를 냈다가 사임했다.
A씨는 이후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던 이 후보의 선거캠프 SNS팀에서 활동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용 당시 성남시의원을 비롯해 성남시의회, 성남시청 관계자 등과 친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후보의 핵심 실무 그룹인 김현지 전 경기도청 비서관·김지호 전 비서관과도 서로 ‘누나·동생’, ‘형·동생’할 정도로 두터운 관계로 발전했다.
A씨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선 후 성남FC 홍보팀 과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성남FC는 앞서 비리로 유죄판결을 확정 받았던 이 부회장이 2014년 임원을 지낸 곳이기도 하다.
A씨는 구단 내에서 홍보, 대외협력 업무 뿐만 아니라 후원금 모집도 담당했다. A씨가 공사 실세였던 유동규 당시 본부장과 함께 공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압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공사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이 전 직원들에게 복지카드로 ‘팀장급 이상은 30만원, 직원은 10만원 이상’ 이런식으로 성남FC 연간회원권을 사도록 했다”며 “당시 강제모금의 주역이 유 전 본부장과 A씨였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이 후보의 캠프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A씨는 이 후보가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듬해인 2019년 경기도체육회 4급 직원으로 옮겼다. 이 후보가 경기도체육회장을, 삼촌인 이 부회장이 이사를 맡고 있던 시기였다.
한편, 성남FC 의혹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의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4∼2016년 두산, 네이버 등으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A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