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일(1942~2011)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를 백두산 일대인 양강도 삼지연 군의 밀영(密營)이라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실제로 태어난 곳은 러시아 하바롭스크라고 알려져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자 2면에 ‘인민의 마음 끝없이 달려오는 백두산 밀영 고향집’이라는 제목으로 현장 스케치성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밀영 김 위원장 고향집 뜨락에서 보이는 백두산 정일봉의 자태를 묘사하며 김 위원장의 비범함을 강조했고, 현장의 물안개 서리 현상을 ‘혹한을 맞받아 피는 강직한 서리꽃’이라 묘사하며 김 위원장의 품성에 빗대 치켜세웠다. 또한 항일유격대원들이 어린 김정일에게 만들어줬다는 나무 권총 등을 세세히 설명하면서 김 위원장을 특별한 인물로 부각시켰다. 오는 16일 김정일 탄생 80주년을 앞두고 경축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선전 기사다.
북한매체들이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잇따라 특집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용 월간 화보집 ‘조선’은 최신판인 2월호에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탄생 80돌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인 기사를 실었다. 화보에는 부모의 품에 안겨 거수경례하는 어린 김정일의 모습, 아들인 김정은을 데리고 각종 연구소·기업소 등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 등이 포함됐다.
또 다른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홈페이지에 김정일의 각종 사진과 기사및 문헌자료를 총망라한 ‘주체조선의 천만년 미래를 펼쳐주신 위대한 령장’라는 특집코너를 신설했다.
올해는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 80주년과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110주년 등 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정주년의 주요 기념일이 2∼4월 사이에 집중됐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런 기념일을 계기로 대북 제재와 코로나19의 국경 봉쇄로 악화한 민심을 달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직접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해 광명성절과 태양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설 명절 후 각종 경축 체육대회와 사진 전람회를 개최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경축 분위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