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단독]한수원, 소형원전 개발 첫발 뗀다

혁신형 SMR 기술 연구용역 발주

내년까지 기본설계 작업 완료 예정

세계 각축전 속 2030년 첫 해외 건설 목표

규제 기준 평가도…국내 건설도 관심

혁신형 SMR과 기존 대형원전의 비교. 사진 제공=한국수력원자력혁신형 SMR과 기존 대형원전의 비교. 사진 제공=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을 본격화한다. 다음 달 기본설계를 위한 연구 용역을 시작으로 내년 11월까지 혁신형 SMR의 뼈대를 만드는 설계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탄소 중립 시대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SM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9일 한수원에 따르면 한수원 중앙연구원 SMR추진단은 최근 ‘혁신형 SMR 혁신기술개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확보한 혁신형 SMR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혁신 아이디어 도출과 기술 개발이 연구 용역의 목적이다. 한수원은 다음 달 7일까지 용역입찰서를 접수한 뒤 심사를 거쳐 다음 달 중순께 연구 용역 수행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연구 용역 기간은 내년 11월까지다. 용역 범위에는 SMR 가상원자로 통합 시뮬레이션과 주요 기자재 성능평가, 노심 설계, 사고 시 모의실험 등이 담겼다. 한수원은 용역 결과를 혁신형 SMR 개념 및 기본설계에 활용해 SMR의 설계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또 SMR 기술 개발 특허분석 자문 용역 입찰도 이달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기술 개발 연구 용역과 별개로 혁신형 SMR에 대한 국내외 규제 기준 적용성 평가 용역도 진행한다. 향후 SMR 개발과 인허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국내외 법령과 규제 기준을 사전에 검토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정부는 탈원전 정책 기조를 앞세워 SMR의 해외 수출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수원의 국내외 규제 기준 검토가 국내 건설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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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이 혁신형 SMR 개발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이 앞다퉈 SMR 개발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는 2050년 전 세계 SMR이 최대 1000기가량 설치되면서 시장 규모가 4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이보다 앞선 2035년 약 390조~620조 원 규모까지 급성장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탈원전에 밀려 SMR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9월에서야 정부는 58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SMR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다. 한수원은 2028년까지 SMR 표준설계 인허가를 완료하고 2030년 해외에 첫 한국형 SMR을 짓겠다는 목표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지난해 말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SMR이 탄소 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동안 원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던 정부 여당 내에서도 최근 들어 SMR에 대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환경부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SMR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는 원전 전문가들을 영입하면서 혁신형 SMR과 같은 새로운 원전 산업의 적극 발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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