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해 상품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적자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셧다운 이후 이른바 ‘보복소비’ 바람이 불면서 중국 제품 수입이 더 늘어난 탓이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 상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무역수지가 1조 10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오랜 분쟁에도 불구하고 대중 적자가 3553억 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상품과 서비스를 더한 수지에서도 8591억 달러 적자를 보였는데 이 역시 사상 최대치라고 SCMP는 전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종전 최대치인 지난 2018년의 4182억 달러보다 적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무역 관행을 ‘불공정하다’고 규정하고 대중 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 조치 등을 본격화한 시기가 2018년임을 감안하면 이번 대중 적자 규모의 의미는 작지 않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SCMP는 “코로나19 셧다운 이후 미 소비자들의 보복소비와 미 제조업체의 조업 재개가 중국 제품 수입을 유인한 동력이 됐다”며 “의류, 전자 제품, 의료 장비, 자동차 부품 등의 수입이 많았다”고 전했다.
동남아의 공장들이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조업 차질을 빚은 것도 미국의 수요를 중국으로 몰리게 한 요인이다. IHS마킷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라지브 비스와스는 “전자 제품의 주요 생산국인 말레이시아, 의류와 자동차 부품 생산지인 베트남 등에서 공장 셧다운이 일어나면서 수요가 중국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수요가 중국으로 눈에 띄게 이동하면서 중국산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양국 무역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