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김혜경 "선거후라도 사실 땐 책임"…핵심 의혹엔 입닫아

◆'황제의전·법카 논란' 사과

"사무관과는 오랜 인연 탓에 도움

모든게 제 불찰·부족함의 결과"

'李 관여' 대해서는 입장 없어

제보자 "중요 질문에 답 안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과잉 의전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공사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김 씨가 지난 2일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며 서면으로 사과 메시지를 낸 적은 있지만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주일이 넘도록 자신과 관련한 논란이 해소되지 않자 직접 공개 석상에 등장하는 강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언론과 야당에서 제기한 주요 의혹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 씨는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게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며 “제보자 A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씨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차 밝혔다. 그는 “선거 후에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직원 A 씨에게 음식 배달 등을 지시한 수행비서 배 모 씨에 대해서는 “배 사무관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사람”이라며 “오랜 인연이다 보니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공무원 불법 채용 의혹과 사적 심부름 지시 등과 관련해 본인이나 이 후보가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제보자 A 씨와 자신의 의전을 담당한 배 사무관과의 관계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 씨는 “A 씨는 경기도청에 처음 왔을 때 배 사무관 소개로 한 번 인사한 것이 전부인 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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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유용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았다. 법인카드 유용 여부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중 사실이 무엇인지 등을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씨는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공관이 아닌 자택에 배달된 음식의 양이 상당하다’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다만 ‘A 씨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제가 A 씨와 배 사무관의 관계를 몰랐다고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면서 “저의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A 씨는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이 후보가 “진심으로 사과드리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번 논란으로 대외 일정을 전면 중단한 상태로 조만간 활동을 재개하는 방안이 선거대책위원회 내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씨가 예상보다 빠르게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은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있다. 민주당에서는 제자리걸음인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면 김 씨를 둘러싼 논란에 더 이상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확산돼왔다. 이 후보가 이 논란에 대해 수차례 공개 사과도 했지만 김 씨를 엄호하는 여권 일부 인사들의 과잉 대응이 오히려 역풍만 불러왔다는 내부 불만도 컸다. 선대위 사령탑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 이 위원장이 당내 혼란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강 잡기’의 첫 조치로 김 씨의 사과를 밀어붙였다는 분석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김 씨가)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진솔과 겸허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새겨주시기를 바란다”면서 김 씨의 사과를 사실상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전 경기도청 7급 공무원인 제보자 A 씨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입장문을 통해 “김혜경 여사는 정작 중요한 질문에는 하나도 정확하게 답하지 않았다”면서 “‘법인카드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 등을 기자들을 대신해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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