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공매도 표적' 리오프닝株…기대·불안 교차

주가 기지개에 코로나 前 수준 회복

LG생건 5거래일 공매도 비중 25%

롯데관광개발·호텔신라 잔액 1·2위

확진자 폭증에 일상복귀 기대도 꺾여

"긴 호흡 필요…中수요 회복이 관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재확산할 때마다 위축됐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불안도 공존하는 양상이다. 리오프닝주 가운데 화장품·유통·레저 관련 종목들이 공매도의 집중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팽창하면서 리오프닝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고 기업의 체력(실적)이 우려를 떨쳐낼 만한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주에 대해 긴 호흡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며 중국 수요 회복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9일 대표적인 리오프닝주로 꼽히는 호텔신라(008770)는 전일보다 1.54% 오른 7만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9억 원, 8억 원가량을 팔아치웠지만 기관이 67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영화관 운영사인 CJ CGV는 전일보다 0.83% 올랐으며 롯데관광개발(032350)(0.58%), 동원F&B(049770)(0.54%)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2월 들어 대면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상승 리듬을 타고 있다. 호텔신라와 롯데관광개발은 각각 9%, 17%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최근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무색할 만큼 공매도가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은 뒤 차익을 노리는 공매도 투자법의 특성을 고려하면 ‘하락’ 가능성에 돈을 걸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유통소비재주 LG생활건강(051900)의 경우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전체 거래 대금에서 공매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5%에 달했다.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10.20%)의 두 배 수준이다. 동원F&B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8일 공매도 거래 대금은 2억 5863만 원으로 지난해 7월 9일 이후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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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개발과 호텔신라도 외국인 공매도의 잠재적인 사냥감으로 꼽힌다. 4일 기준 롯데관광개발과 호텔신라의 공매도 잔액은 각각 약 900억 원, 2170억 원으로 코스피 공매도 잔액 상위 1·2위에 올랐다.

이들 리오프닝주가 공매도의 표적이 된 것은 일상 회복 기대 효과가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일 확진자 수가 이날 기준 5만 명에 이르고 앞으로 더욱 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책이 뒷받침되더라도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어 일상 복귀가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의 바로미터인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도 공매도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텔신라의 경우 면세점 실적 회복이 관건인데 핵심 소비층인 중국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개최로 중국이 방역을 강화하면서 다이공(보따리상)의 이동을 어렵게 하고 있다. 면세점 수익성에 기대는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업체들도 중국의 소비 둔화 여파에 전망이 어둡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항공주를 제외한 리오프닝 주식의 실적이 부진하고 재무 상황이 부실해 주가가 마냥 싸 보이지는 않아 주가 상승의 지속성은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종목들의 주가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웃도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020년 2월 종가(1만 450원)보다 65%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CJ CGV도 같은 기간 종가(2만 3600원)를 3%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주에 대해 장기전을 전망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감소 폭이 크고 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가격까지 인상이 가능한지 여부”라며 “의류·신발, 여행·항공, 주류·음료, 제약 등 콘택트와 관련된 품목은 지난 2년간 오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이 좀 더 컸던 업체가 수혜도 더 클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전부터 매출 추세가 시원치 않았던 종목은 제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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