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가요

[이주의 가수] 비비지, 이런 열정이라면 '슈퍼스타'밖에 못해요

비비지 / 사진=빅플래닛메이드 제공비비지 / 사진=빅플래닛메이드 제공




희미하게 보이던 정상의 자리에 남다른 끈기와 의지로 올랐던 그룹 여자친구 출신 은하, 신비, 엄지. 자신들을 바라보는 기준이 한껏 높아져 있기에 새로이 시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다른 것을 해볼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과감하게 출발선 위에 섰다. 그 무엇보다 이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여느 신인 못지않은 열정과 의지.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시작한 그룹 비비지(VIVIZ)에게는 이름 뜻대로 선명한 나날들이 펼쳐질 일만 남았다.



비비지는 지난 9일 첫 번째 미니앨범 ‘빔 오브 프리즘(Beam Of Prism)’을 발매했다. 지난해 5월, 여자친구 해체를 발표하며 갑작스러운 이별을 고했던 이들이 6인조에서 3인조로 재정비를 거쳐 비비지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낸 첫 번째 앨범이다. ‘언제나 세상에 당당하게 자신만의 색을 표현하는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새로운 포부가 앨범에 가득하다.

앨범명 ‘빔 오브 프리즘’은 비비지만의 색깔과 아이덴티티를 완벽하게 녹여냈다는 의미다. ‘언제나 세상에 당당하게 자신만의 색을 표현하는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새로운 포부가 앨범에 가득하다. 타이틀곡 ‘밥 밥!(BOP BOP!)’의 스펠링을 따 ‘빔 오브 프리즘’이라는 앨범명을 완성한 것도 흥미롭다.

대중 앞에 비비지로서 첫 선을 보이는 곡이라 고심 끝에 결정했다는 타이틀곡 ‘밥 밥!’은 비비지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축제 같은 곡이다. 라틴풍의 리듬과 디스코가 결합돼 저절로 흥을 돋운다. ‘서로 오가는 짜릿한 감정을 음악에 맡기고 즐기자’는 내용의 가사가 엔도르핀을 치솟게 하고, ‘좋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밥’을 반복하는 가사가 중독성을 일으킨다.

/ 사진=비비지 '밥밥!'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비비지 '밥밥!' 뮤직비디오 캡처



‘밥 밥!’ 뮤직비디오는 비비지의 데뷔 스토리를 담았다.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세 사람의 모습으로 시작해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세포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세포들은 한 데 모여 비비지로서 새로운 시작을 모의하며 기뻐한다. 차례대로 각자의 상징색 버튼을 누르면서 본격적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고, 비비지는 화려한 모습으로 무대 위에서 춤을 춘다. 이어 비비지의 성공적인 데뷔를 알리는 뉴스가 나오고, 이들은 화보 촬영도 하고 ‘비비즈’와 ‘밥 밥!’의 이름이 크게 쓰여 있는 잡지도 보면서 바쁜 나날을 보낸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함께 웃으며 역경을 딛는 세포들의 모습과 신나게 춤추는 사람들 틈 사이에서 행복한 비비지 모습이 이어진다. 비비드하고 컬러풀한 색으로 가득 찬 뮤직비디오는 파티처럼 신나고 화려하다. 특히 무대 위 비비지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신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비비지는 어떤 그룹보다도 신선하다. 이들이 여자친구로서 7년간 보여준 것들이 있기에 겹쳐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놀랍도록 새롭다. 여자친구의 음악이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감성적이고 향수를 자극하는 장편영화 같다면, 비비지의 음악은 통통 튀고 트렌디한 숏폼 같다. 비비지의 무대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들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라고 놀란 데 이어 “이런 것도 잘 하네”라고 감탄할 것이다. “7년간 활동했지만 아직 안 보여준 모습이 많다”는 비비지의 자신감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개개인의 역량도 더 눈에 들어온다. 인원수가 적은 그룹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비비지는 그런 장점이 특화된 그룹이다. 이전에는 쉽게 알아채기 어렵던 각각의 음색이 강조됐다. 세 멤버 모두 맑고 깨끗한 음색을 가졌다는 것, 또 그런 음색들이 조화롭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신비가 “‘신비’하면 춤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번에는 ‘노래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다”고 한 것처럼 안정적인 보컬 실력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뭘 잘하고, 무엇이 잘 어울리는지 알고 있어 무대를 보는 재미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 활동에 대한 이들의 강한 의지다. 데뷔 쇼케이스에서 비비지 멤버들이 계속 언급한 말은 ‘설렘’이다. 이미 걸어온 길에 대한 자만보다 자신(自信), 경험에 기인한 긍정적 부담 등 많은 의미가 내포된 말이다. 데뷔를 손꼽아 기다리고, 무대를 그리워한 이들에게는 신인을 뛰어넘는 열정이 있다.

여자친구라는 이름은 뗐지만 그 발자취는 사라지지 않는다. 비비지라는 이름의 발자국을 켜켜이 찍으면서 이들이 딛고 있는 땅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우리가 (여자친구로서) 멋진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우리가 개척할 길도 멋지게 걸어보고 싶어서 좀 더 단단히 준비를 했거든요. ‘좀 더 후회 없이 하자’라는 생각으로 실력과 마음가짐을 좀 더 갈고닦았어요. 7년 동안 활동한 게 있기 때문에 여자친구의 발자취에 흠을 내지 않고 싶어서 비비지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9일 데뷔 앨범 쇼케이스에서)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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