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4회전 점프로 더 높은 프로그램 구성에 도전하고 싶어요. 차근차근 올라가면 4년 뒤에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선수가 될 것 같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남자 싱글 사상 첫 톱 5(5위) 기록을 쓴 차준환(21·고려대)의 말이다. 그는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시내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직 먼 얘기지만 4년 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선수가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99.51점으로 4위에 오른 뒤 10일 프리스케이팅에서 182.87점을 얻어 합계 개인 최고점인 282.38점을 기록했다. 4년 전 평창 올림픽 15위에서 열 계단을 뛰어올랐다. 덕분에 한국 피겨는 2014 소치 올림픽 김연아(은메달) 이후 8년 만에 다시 톱 5 선수를 배출했다.
“평창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컨디션을 더 잘 끌어올린 것 같고 결과도 더 좋게 나왔다”는 차준환은 “연습 때부터 (정상급 선수들과) 주고받는 에너지가 굉장했다. 그런 선수들과 함께한 경험이 제게도 많은 발전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쇼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면서 네이선 첸(미국)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프리 경기 전 훈련을 함께했고 경기도 같은 조로 했다. 2026 밀라노 올림픽에서 이들과 어깨를 견줄 만한 수준까지 성장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13일 귀국한 차준환은 쉴 틈도 없이 당장 프랑스 몽펠리에 세계선수권(3월 21~27일)을 준비한다. 그는 “평창의 경험이 제가 피겨를 더 좋아하는 터닝 포인트가 됐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그런 느낌을 다시 맛봤다”며 “다가온 세계선수권, 또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마음이 커졌다”고 했다.
“이번 대회 그 실수가 좀 아쉬워서 그 부분을 완벽하게 하도록 연습하겠다”고도 다짐했다. ‘그 실수’는 프리 첫 과제로 뛴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다. 이 점프를 하다 크게 넘어졌고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아 수행점수(GOE) 3.80점이 깎였다. “더 많은 4회전 점프로 더 높은 프로그램 구성에 도전하고 싶다. 4회전 점프 연습도 더 많이 해서 잘 소화할 수 있게 하겠다”는 차준환은 “세계선수권을 잘 준비해서 올림픽보다 더 만족할 경기를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